[스크랩] 샹수이라즈의 정
샹수이라즈의 정
목련화 2008.11.02
참가인원: 향원 회장님, 배교수님, 쇠돌이님, 이시인님, 감나무님, 설련이, 파랑새, 목련화, 찔레꽃, 쏘나타, 연극배우.
후보인원: 태공님, 화궁스주임님, 해바라기, 민들레 모두 15명
响水砬子는 저의 고향 천강진에 있는 산이에요. 말 그대로 여름이면 산에 물소리가 울리고 돌이 많은 아담한 산이죠.
어제 저녁까지만 하여도 비가 와서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하늘이 선심 좀 쓴 것 같아요. 이른 아침에 일어나니 언제 그랫냐 싶이 환한 얼굴로 웃고 있잖아요.
우리는 약속 시간대로 8시에 출발을 하였어요. 산아래에서 설련 대장님의 구령에 맞춰 신나게 산행 체조를 하고 9시 20분에 산으로 오르기 시작을 하였죠. 간밤에 눈비가 와서 산은 유난히 깨끗하였어요. 가을날에는 낙엽이 흩날리면서 먼지가 날리는데 오늘은 생각밖으로 나무잎들이 비에 촉촉히 젖어 있어서 걷기가 딱 알 맞춤했었고 먼지 한점 없었어요. 모두들 이런 가을 날씨와 산을 처음 본다고 하잖아요. 소나무 숲을 지나면서 은은한 솔 향기에 취해보기도 하고, 온 산을 찐하게 하는 깨풀 향기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나의 기분도 덩달아 좋았었죠. 오랫만에 찾아온 고향산이어서 더 정깊게 느껴졌고 이런 날씨를 선물해준 하느님이 고마웠어요.
산은 작은 산이었지만 화강암으로 유명한 이곳에 손색이 없이 올망졸망 돌들이 이쁜 자세로 우리를 맞이 하고 있었구요. “이 산은 참 아담하고 애들 소굽장난하기 알맞는 산”이라고 찔레꽃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참으로 신기한 것은 보기엔 낮고 아담한 산인데 정작 가까이 가서 보면 화강암들이 별의별 모양새를 다 갖추어서 가끔 우리의 발목을 잡군 하잖아요. 처음 낮은 산 정상은 마치 큰 담벽마냥 우리의 앞길을 가로 막았었어요. “车到山前必有路”란 말이 있듯이 그 돌담에도 길만은 있었던 것 이에요. 한사람이 겨우 올라 갈 수가 있는 비좁은 돌틈이, 그런데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는 그런 돌담벽,
그렇다고 물러설 우리가 아니죠? 배교수님과 이 시인님은 위에서 당겨주고 감나무님은 아래서 밀어주고 ….너무나 익숙한 동작으로 한사람 한사람씩 돌담을 올랐어요. 향원회장님은 맨 뒤에서 이 명장면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였구요. 한미터 넓이도 안되는 (담벽)은 참 멋있는 곳이였어요. 오른 편은 누가 쌓아 놓기라도 한 듯이 돌들이 층층이 이쁜 모습을 가꾸었구요. 그 멋진 곳에서 사진 한장을 남겼지요.
대자연은 참 신기하고 매력적이에요. 조금 가니 또 멋진 “연인쏘파”가 있잖아요. 누가 다듬어 놓기라도 한듯이! 두 사람이 앉으면 너러지도 비좁지도 않는 알맞춤한 쏘파가…. 쇠돌이 부부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 같죠?
이 산이 보기보다 귀여워요. 가끔 사람을 감동시키는 이런 곳을 마련해 주군 하잖아요. 산행 도중에 꼭 그 돌을 밟고 내려가야 하는데 밟을 자리가 마땅찮아 뛰여내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그대로 딛고 갈 수도 없게 만들어 놓았어요. 세심한 향원 회장님이 맨 앞장에 서서 뛰여내려가서는 우리가 딛고 내려갈 수 있겠끔 손으로 고정대를 만들어 주어서 쉽게 건너갈 수가 있었구요.
좀 더 올라가서는 큰 돌을 애돌아 가야 하는데 아래는 낭떠러지고 좁은 길은 반드시 돌을 안고 한 발작에 넘어 가야 하는 그런 넓이어서 혼자서는 도저히 건너가기가 힘든 곳이거던요. 그래서 한사람이 건너가서는 돌에 붙어서서 오른손으로 뒤의 분의 손을 잡아 당겨주고, 뒤의 분은 또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 주어야 하고 … 이렇게 우린 또 한번의 시련을 겪었어요.
어디 이뿐일가요? 이제는 위험한 곳이 없겠구나 했는데 돌 끝에 다 닿으니 길이 또 끊겼어요. 더는 물러 설 자리도 없고 해서 무조건 뛰여서 내려야 하는 곳인데, 실말이지 우리 여성들은 엄두도 못 내는 그런 곳이였어요. 저를 더 깜짝 놀라게 한 것은 언제나 산행때면 맨 산정에서야 만날 수 있었던 우리 배교수님을 이곳에서 만나다니? 잘못 보았나 싶어 다시 한번 보아도 역시 … “ 내 다리를 밟고 내리세요.” 그래서 주저 했었지요. 또 힘을 어느 다리에다 두고 뛰여 내려야 할지 고민도 했구요. 그래서 왼쪽 다리는 살짝 배교수님 다리를 딛고 오른 편으로 모든 힘을 주어서 뛰어 내리다가 자칫하면 넘어 질 뻔 했잖아요. 평행을 못 잡아서……참으로 영광이죠? 교수님 다리 딛기는 참 힘든 기회인데 ㅋㅋㅋㅋㅋ……. 미안하지만 그 때 갑자기 태공님 어깨가 생각 나잖아요. 보배라즈산에서의 그 감동말이에요. 태공님 어깨를 밟고 우리가 산 정상에 올랐었잖아요? 아마 산행때면 배 교수님이 언제나 우릴 앞장서서 먼저 오르는 바람에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그랬었는지도 몰라요. 그러니 앞으로 태공대장님 생각나지 않게 하려면 어려운 고비때면 오늘처럼 나타나 주세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 가만 ……이시인과 파랑새가 왜 보이지 않을가요? 돌담도 함께 넘어섰는데 다음 산 정상에서는 보이지 않았어요. 가끔 가면서 우리가 부르면 어김없이 대답하는 소리는 분명 산 골짜기에서 나구요. 많이 궁금하죠? 하산때 그 원인을 알려 드릴게요.
이런 감동적인 장면들이 내 눈 앞에 나타날 때마다 저는요 쉽게 감동을 받고 눈시울이 뜨거워 나면서 내가 산악회의 일원이 된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랐어요.
산 정상에 올라서 세찬 바람 속에서도 여러분들이 싸온 빵, 과일과 쵸콜렛을 맛나게 나누어 먹었어요. 물론 감나무가 가져온 한국 쵸콜렛은 단단한데 연극배우가 가져온 러시아 쵸콜렛은 구멍이 숭숭 뚫렷는지 상담도 하고 새 지식을 익혀가면서 우린 하산하기 시작하였어요. 왼켠에는 음달진 곳이라 간밤에 내린 눈이 쌓여서 하얗고, 오른켠에는 양지 바른 곳이어서 해볕이 비추고 있어서 촉촉한 비탈이었죠. 상의곁에 양지바른 곳으로 이시인과 파랑새를 맞으러 가기로 하였어요. 양지바른 곳인데다 산이 좀 깊은 곳이어서 오갈피 나무랑 이름 모를 나무가 꽉 우거져서 우리의 옷자락을 당기면서 내려가지 못하게 말리잖아요. 그때에야 알았죠. 길도 없고 우거진 나무를 어떻게 헤치고 파랑새가 날수 있었겠어요? 그래서 도저히 아무리 날아도날아도 산 정상에 도착하지 못했던 가 봐요.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산에서 내려오면서 보니 우리가 걸었던 돌산이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잖아요. 그러니 우리의 행동은 이시인의 시야를 벗어나지 않았던 것 이에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만 우린 산 위에서 아래가 보이지 않아서 가슴만 태웠죠. 이제야 알겠죠?
매번 산 정상에서 산악회의 기발을 날리면서 우린 기념 사진을 �었는데 두분이 올라오지 못해서 산행사진을 두분을 만나는 그 산 골짜기에서 찍게 되었어요. 사진을 어디서 찍는 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한분도 빠져서는 안된다는 우리의 단합정신이 중요하죠. 그런데 또 뜻밖의 일이 벌어졌지뭐예요. 향원 회장님이 마른 나무잎을 주어서 왕관을 만들었어요. 초겨울이라 어디서 푸른 잎 하나도 구하기 힘든 판에 모두들 내려오는 길에서 열성적으로 푸른 나무잎을 찾아서 이렇게 세상에 둘도 없는 이쁜 “나무잎 왕관”을 만들어서 저에게 선물로 주잖아요. 무슨 왕관인가구요? 저번 “그림자 알아 맞추기”에서 제가 퀴즈상을 받았잖아요. ㅋㅋㅋㅋㅋ
제가 그 이쁜 나무잎 모자를 쓰고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몰라요. 노또 당첨된 것 보다 더 기쁜 마음이였어요. 회원님들의 따듯한 정을 받았기에!!! 자칫하면 나무잎 모자를 머리에 쓰고 진짜 모자는 버릴번 했거던요……하ㅏㅏㅏㅏㅏㅏㅏㅏㅏ
12시반, 산에서 내려와 저는 이런 모습을 보았어요. 토끼와 비둘기, 그리고 공작새가 한 집에서 사는모습. 부귀와 비천의 구별이 없는 동화속 같았어요. 그 들을 보면서 우리 산악회를 본 것만 같잖아요.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고 서로 이해하면서 살아가는 그 모습이……
몸풀이 운동도 잠간하고 양가자 동네에 도착한 시간은 한시, 우리 회원님들의 열정과 사랑은 이 뿐이 아니에요. 일요일도 고3을 맡아서 우리 민족의 문화를 전수하느라 바쁜 민들레, 사업에 주말도 공헌을 하는 은행 지점장 해바라기, 잠시 휴식시간을 낸 화궁스의 주임님, 그리고 그 아픈 다리로 산행을 못 참가하였어도 애마와 함께 이쁜이들을 태우고 양가자를 찾아온 우리 태공대장님 . 우리 보다 먼저 도착한 이들은 주방에서 음식거리를 장만하느라 바빴지요. 앞치마를 두르고 시골집 주방에서 우리를 반겨주는 해바라기와 민들레가 어느집 맏며느리 감으로는 충분했어요. 그들을 보는 저의 마음은 얼마나 기쁘고 넉넉하던지 올케언니들이 집에 왔는가 착각 할 정도였으니깐요.ㅋㅋㅋㅋㅋ
거기에다 화궁스 주임님은 큰길에서 맞이하고, 태공님은 정장을 입고 주방에 서있는 모습이 마치 시골마을에 경사가 날때마다 맡은 총감님 같았어요...ㅎㅎㅎㅎㅎ
실은 오늘 엄마가 김치를 하는 날이었어요. 우리가 점심을 이곳에서 먹기로 결정한 것도 시골 김치맛도 보고 동네 할머님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서예요. 아들 딸들을 모두 한국 보내고 외로이 생활하시는 할머님들을 즐겁게 해드리려고 이런 생각을 했었거던요.
무던한 둘째 올케언니와 부지런한 뒷집 이모 그리고 솜씨 짱인 울 엄마가 함께 김치를 만들었구요. 엄마가 손수 끓인 잉어국에다 김치며 돼지 갈비찜, 소머리 고기무침 , 여러가지 산나물 , 거기에다 내가 사간 오리고기와 떡들, 친구 민들레가 해온 감자떡, 할머님들 드시라구 해바라기가 사온 감과 사과배, 설련이가 사온 사과, 찔레꽃이 사온 궈푸...산악회에서 준비해온 와인과 술 등등... 정말 상다리가 뿌러질 정도였어요. 우린 얼마나 맛나게 먹었는지 몰라요. 오랫만에 먹는 시골 김치 맛이어서 더 맛있었던가봐요. 모두들 국이 맛있다며 두그릇을 먹었데요. 할머님들 상에서 제일 잘 팔리는 것은 그래도 감자떡이였어요. 할머님들도 얼마나 오래전에 먹어 보았던 떡이라고 하면서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그 떡이 최고라고 칭찬이 자자했구요. 그 덕분에 민들레가 야무지다는 칭찬을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몰라요. 시샘할 정도로 말이에요. 내가 사간 떡은 뒤전으로 팔리지도 않았지만 내 기분만은 그래도 좋았어요. ㅎㅎㅎㅎㅎ
밥상을 물리고 우린 "우리 엄마 기쁘게"란 노래로 부터 오락을 시작했지요. 아쉬워서 그저 떠나 갈 수가 없잖아요. 동네 엄마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드려야죠.
처음으로 시작한 유희는 "바가지 돌리기" 였어요. 할머니들과 함께 빙 둘러 앉아서 …..
바가지 꼭지가 누구한테 떨어지면 그분이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장끼를 부리면서 .... 감나무의 판소리가 정말로 멋졌구요, 산악회의 파랑새가 꾀꼬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어요. 반주없는 노래도 넘 잘 불렀거던요. ..
제일 감동적인 것은 향원 회장님의 제의에 산악회의 멋진 남자분들이 동네 할머님들을 등에 없고 달리기를 하는 절목이였는데요. 정말로 친 아들의 등에 업혀 본 기억도 너무 아득한 오늘, 산악회의 멋진 분들이 아들이 되어서 어머님들을 업어 드렸거던요.. 난 즐겁고 또 감동으로 눈물이 났어요. 정말로 고마웠구요. 동네 어머님들은 즐거워하시면서도 미안해서 …… 몇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했는지 몰라요. 어머님들은 우리 향원 회장님이 너무 효성스럽고 똑똑하다고 칭찬 하셨어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 내고 우리가 해내지 못한 일들을 언제나 해 내는 이가 바로 우리 향원 회장님이세요. 회장님이 계시는 곳은 언제나 정열과 사랑이 넘쳐 흘러요. 산악회가 나날이 씩씩하게 활기차게 발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 회장님과 같은 훌륭한 분들이 계시기에 ……
엄마도 오늘 얼마나 즐거워 하셨는지 몰라요. 오늘 한곡 뽑는 것 보니 무등 기쁜가 봐요…정말로 오랫만인것 같아요. 이렇게 온 동네 할머님들을 기쁘게 해드리기는….
오늘 산악회의 덕분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돌아오는 길에 울 엄마는 적지만 매 사람들에게 김치를 싸서 주었어요. 시골 엄마들의 정이 바로 이것이지요. 콩 한 알 이라도 쪼개서 나누어 먹는 것 …..세월이 얼마나 흐르고 인심이 어떻게 변하던 간에 변하지 않는 것은 우리 시골 엄마들의 그 마음과 정이에요.
난 이런 엄마가 있음으로 자랑을 느끼고 , 내가 엄마 딸이 된것을 정말로 행운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바느질을 하신 엄마가 이젠 어깨의 높낮이도 같지 않고 허리마저 굽어서 정말로 작아진 몸매지만 가끔은 엄마가 정말로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내가 엄마처럼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죄스럽고 부끄럽죠...
엄마는 나를 보고 이런 훌륭한 친구들이 있어서 이젠 마음이 놓이고 위안이 된데요...그래서 더 기쁘다고 하잖아요... “더 소중히 이 우정을 가꾸어 가는 것이 중요하니 단결을 해야 한다”고 당부하셨어요. 설련이와 나의 손을 꼭 잡아 주시면서 하는 부탁이었어요. 참 오랫만에 들어보는 소리죠? “단결”이란 말을 ……ㅎㅎㅎㅎㅎㅎㅎㅎ 설련이가 처음 듣고 어리둥절 했던 말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단결을 하지 않아서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대혁명을 겪어온 엄마는 우리가 평생을 엄마친구들처럼 이렇게 단결을 하면서 우의 있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것이에요…그렇죠???
우리 엄마와 그의 친구분들을 즐겁게 해주신 산악회의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