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가주망/민중가요

[스크랩] 다시듣는 슬픈 노래 "부용산 "

빛의 염탐꾼 2009. 2. 3. 00:33

부용산 詩 : 박기동: 작곡 : 안성현 노래: 안치환외

부용산 詩 : 박기동: 작곡 : 안성현 노래: 안치환



부용산 오리길(산허리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 사이로

회오리 바람타고

간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너는(너만)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병든(붉은) 장미는 시들어지고

부용산 봉우리(산 허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그리움 강이 되어

내 가슴 맴돌아 흐르고

재를 넘는 석양은

저만치 홀로섰네

백합일시 그 향기롭던

너의 꿈은 간 데 없고

돌아서지 못한 채

나 외로이 예 서있으니

부용산 저 멀리엔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혹시 이 노래의 애절한 가락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저는 오래전에 한 선배와의 술자리에서 부르는 걸
귀담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도 눈물이 쑥 빠질 만큼 슬픈 노래여서
그 자리에서 술을 몇 잔이나 더 들이켰던 기억이 새롭습니다.(지금은 안 마시지만 .....)
이 노래는 작사자가 1947년경에 폐결핵으로 죽은 어린 누이동생을 부용산에 묻고
나서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작곡자 안성현이 해방 후에 월북을 하고,
후에 빨치산들이 즐겨 불렀다는 이유로 이 노래는 널리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빨치들이 산중 생활 할때 얼어죽고... 굶어죽고... 맞아죽은...
동무의 시신을 차디찬 땅에 애 장사 지낼때 이노래를 불렸다고 합니다.
이른바 빨치산의 장송곡이지요 .
근래 들어 가수 이동원, 안치환, 한영애 같은 이들이 음반을 내면서 스러져가던 이 노래를
복원하기에 이르렀지요. . 꼭 한번 들어시며 아래 나천수 시인의 시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련히 닥아오는 슬픔 때문에 님들의 마음이 맑아지게 될 지도 모릅니다.:솔마을

참고 : ( ) 안은 안치환이 부르는 가사. 다른 분들은 원곡을 그대로 부름.

부용산 오리길(산허리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 사이로
회오리 바람타고
간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너는(너만)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병든(붉은) 장미는 시들어지고
부용산 봉우리(산 허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부용산에서/보성 벌교
시: 나천수
보성 벌교 땅 부용산에는
24살의 꽃다운 나이에 죽은
박기성씨의 누이가 누워있다고 하여
길 물어물어 찾아가 보았더니
누워있어야 할 누이는
어느새 잠에서 깨어
부용산 등산로 입구에
詩碑로 서있구나
1947년 요절한 누이의 주검을
부용산 산허리에 파묻고 되돌아서는
오빠의 발목 부여잡고
홀로 남겨두고 가지마란 듯이
산새도 슬피 울었다
살점 도려내는 아픔과 슬픔을
주체할 수 없어서
부용산 오리길에 잔디만 푸르다고
恨의 피눈물 쏟아내면서
詩 한 구절 부용산 잔디에 써놓고
누이를 잊은 지
어언 60여년의 세월
부용산에서 내려다보이는 멀리
벌교 앞바다 여자만(汝自灣)은
그때나 지금이나 햇살만 반짝이고 있다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영화필름처럼 돌아가는 동안에
그 시가 노래가 되고
그 노래가 빨치산이 즐겨 부르는
榮辱의 세월 보낸 지금
누이도 시도 노래도
부용산에 산허리에서 부활하여
세상 사람들의 품으로 돌아 왔다
누이가 보고 싶을 때마다
부용산 노래를
차마 큰소리로 부르지도 못하고
좌우 이념의 강물이 흐르는
강 언덕 저편에서
입술에서 맴도는 나지막한 소리로
부용산 산허리의 잔디만 푸르다고
고장 난 축음기가 반복하듯
내뱉었을 수밖에 없었으니
부용산 산허리는
사람 사는 동네와 접해있어서
마음 답답할 때
바람 쏘이러 가는 언덕배기이다
마치 골고다 언덕처럼
꼭 그 자리 만큼에
예수님의 십자가 서 있듯
부용산 詩碑가 있어서
사람들이 詩碑를 보러 가는지
부용산 누이를 보러 가는지
아니면 恨의 상징인 詩碑가
멀리 여자만 남해바다를 응시하는지
부용산 오리길 산허리에
직접 올라가 보아야 알 것 같다.
2004년 2월12일 벌교에서



부용산 - 안치환

부용산 - 이동원

부용산 - 한영애

부용산 - 박흥우(바리톤)


다른 버젼의 노래를 들으실때는 뮤직 박스의 멈춤을 클릭하고 들을실 버젼의 재생을 클릭하고 조금 기다리면 됩니다.
출처 : 솔마을
글쓴이 : 솔마을 원글보기
메모 : 이동원씨도 부용산을 불렀군요.... 언젠가 환경조사차 보성지방에 갔었는데 그 지역사람이 불러주는 부용산은 더 애절하더군요.... 노래가 탄생한 곳이라 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