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가주망/민속

예천 '삼강주막'의 모습

빛의 염탐꾼 2009. 2. 12. 03:34

 

아래 글 낙동강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의 원래 모습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누군가의 블러그에 남아 있다. 이리저리 검색하면서 한국의 인터넷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건 왜일까? 이 사진을 보면서 70년대 초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신경림 시인이 그토록 찾아다녔던 한국의 민속이, 그 속에 살아있은 가락이 고스란이 살아나는 느낌.... 내 어릴때, 아니 그 후로도 오랫동안의 기억을 빌리면 이런 풍경은 도처에서 볼 수 있었다. 2005년 낙동강의 마지막 주모 유옥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폐허가 되다시피한 이곳을(아마 그전에 이곳은 여러 매체에 소개되었던 것 같다) 예천군에서 지붕과 벽을 새로 고쳤다는데.... 벽을 새로 바르고 지붕을 초가로 다시 입혔다.

 

 

옛모습과 새로 복원한(지붕과 벽은 고쳤지만 골격에 해당하는 주막의 크기는 그대로) 모습..... 언제나 한발 늦다.... 초가로 바꾸기 전에 한번 가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누군가의 블러그에 새로 복원한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올려놓았다.... 아무리 흑백으로 꾸며놓아도 원래의 모습에 녹아있는 추억을 되살리지는 못하는데..... 꼭 이렇게 스레트지붕을 허물고 초가를 올려야 제맛인가.... 70년대 새마을운동이 떠오른다. 그땐 획일적으로 초가를 허물고 스레트를 올렸는데....  전시행정(?)의 협애함.... 자연스러움이 무엇인지? 그건 어디에도 없고, 전통의 복원은 컴퓨터 업데이트처럼, 세부목록과 절차가 정해진.....그래, 그건 참 빠르고 순식간이야..... 여기에 초가를 옮린 문화제 위원들은 왜 아래 사진을 찍은 블러그 주인장이 이 사진을 굳이 흑백으로 처리했는지를 떠올려 볼 것이며, 저 위의 스레트지붕 아래의 풍경이었다면 블러그 주인장이 과연 흑백처리를 했을까?를 한번 새겨볼 일이다...

 

 

아마 이들은 행운아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관심이 나보다는 월등할 터.... 그들의 소박한 여행에 2005년 9월,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유옥연 할머니가 보인다.

지금은 예천군에서 공채 비슷한 걸 하여 이 마을에 사는 새로운 할머니가 영업을 시작하였다는데 그래도 가보고 싶다..... 혹시나 이 풍경도 수지(?)가 맞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라질지도 모르고, 직접 담근 막걸리와 묵과 부추전은 옛 맛 그래로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