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세한도-풍경의 발견

宝贝砬子산(중국길림)을 찾아서

빛의 염탐꾼 2009. 3. 30. 22:38

보배라즈엔 어떤 보물이 잔뜩 숨어 있을까요. 산입구에 도착하여 고개를 들어보니 구름한점 없는 하늘이 어찌나 푸르던지.... 산을 오르지 않고서도 하늘 한번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일주일간에 쌓인 마음의 찌든 때가 깨끗이 씻어지는 느낌..... 산을 오르는 기분은 그렇게 몸보다 마음이 먼저 느끼는가 봅니다. 대장님의 구령에 맞춰 하나 둘 셋....  수종갱신을 하는지 산에서 베어놓은 나무를 운반하던 말도 우리의 동작에 따라서 하나 둘 셋.... 그래서 산행체조를 하던 우리 대원들이 조금 놀래기는 했지만요.....

 

 

한걸음 한걸음 오르면서 이 산의 이름이 왜 보배라즈가 되었는지 알게 되었답니다. 砬子라는 이름이 산정상의 큰 바위라고 하던데 정말이지 한모퉁이를 돌때마다 나타나는 기이한 바위와 그 바위에 기대어 살아가는 나무들이 보배라즈의 이름이 허영만이 아니라는걸 보여주더군요.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 그들이 큰 발톱을 갈았을 것 같은 호랑이 발톱바위(지금부터의 이름은 무슨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제가 임의로 지어낸 것이랍니다)를 시작으로

 

 

보배라즈의 진짜 보배, 향원회장님이 열심히 사진에 담고 있는 이 이상한 모양(?)의 바위(보는순간 자동으로 이름이 붙여질 겁니다), 모두들 한마디씩 하고 지나갔지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난 가을에 왔을때는 지나가면서도 보지 못했는데 짧은 6개월 사이에 비바람에 깎여 이런 모양이 된 것은 아닐테니..... 하여간 산이란 올라도 올라도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곳인가 봅니다.

 

 

좀 더 가까이에서 바라본 모습이고요. 이 바위 주변은 온통 이같은 모양의 '바위들의 전시장'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더군요. 하여간 어느 유명한 산에 눌러 앉았더라면 근사한 이름하나 차지하고 있을텐데 바위도 나무도 사람도 어느 자리에 있는냐에 따라 그 값어치와 유명세가 달라지나 봅니다.

 

 

조금 지나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이랍니다. 이 바위, 보배라즈의 보배중의 보배.... 그러나 보는 것으로 끝, 비교(?)는 절대 금지.

 

 

다른 바위들과 달리 백색에 가까운 이 바위는 소라껍질 같기고 하고 백색의 양귀비꽃을 닮은 듯도 합니다. 각자 알아서 이름들을 붙여보세요.

 

 

향원회장님이 통과하고 있는 이 바위는 보배문(?)이란 부르면 어떨까요. 보배문을 어렵사리 기어서 통과한 후에야만 보배라즈의 진면목이 보이니까요. 문을 지나니 나타나는 황홀한 경치에 향원님의 표정이 달라지는게 보이지 않습니까? ㅎㅎ

 

 

보배라즈의 나무들은 또 어떻고요. 돌이 많은 산이라 바위와 나무가 한데 어울러져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인간의 삶에서는 보여주지 못하는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더군요. 아래의 거대한 소나무를 보배라즈의 영객송이라고 불러줄까요. 영객송은 황산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고 우리가 이 나무에게 이름을 붙여준다면 이 나무도, 아니 보배라즈 또한 우리를 반가운 손님으로 맞아 줄지도 모를 테니까요.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라는 자주 말하지만 인간의 삶에서는 어찌할 수 없이 국경이 존재하는 법이지요. 그러나 아래의 서로 몸을 맞댄 이 나무와 바위를 보니 자연에는 정말이지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가 봅니다. 엄혹한 바람과 모진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서로 몸을 맞댈 수밖에 없었던 이 아름다운 장면을 보니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우리 설봉산악회가 더 고맙게 느껴집니다. 

 

 

의자나무에 앉아 쉬고 있는 두 분, 이분들의 노력이 있기에 우리 회원들은 한여름 녹음가득한 그늘의 의자같은 설봉산악회에 앉아 피곤한 다리를 쉬어 갈 수 있을런지도.....

 

 

또 하나의 소나무,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려는 생명의 의지가 거대한 바위를 움켜잡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주고 있네요.

 

 

보배라즈에 봄이 오고 있군요. 자세히 바라보니 무채색에 가까운 가지 마다에서 연두빛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군요.

 

 

밧줄에 의지하여 오르고 올랐지만 거대한 바위가 가로막아 정상 바로 밑에서 간식을 먹었답니다. 아래 사진의 중간쯤 큰 소나무가 있는 곳에서 말입니다.

 

 

보배라즈에만 보배가 있는 것은 아니죠. 우리설봉산악회 회원님들은 모두가 보배랍니다. 오늘따라 체력이 달린 길림대가님이 힘들게 벼랑을 오르다가 갑자기 던지는 말, "갑자기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왔어요"  알고보니 대장님이 어느새 밑으로 동아줄을 던졌더군요. 그렇게 올라갈 땐 제일 먼저 올라가서 줄을 매고 다시 내려올 땐 대원들을 다 내려보내고 제일 나중 줄을 걷어 내려오는 대장님, 그대가 이어주는 설봉의 동아줄은 정으로 가닥가닥 엮은 영원히 썩지 않는 줄이겠지요.

 

 

한명도 빠짐없이 전체를 닮기 위해 노력하는 향원회장님, 등산공지하랴, 운전하랴, 사진찍으랴, 거기에다가 당일날 김밥준비하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열심히 뛰어다니는 그대의 정신을 설봉은 점점 닮아가고 있습니다.

 

 

'나에겐 포기란 없다'라는 정신으로 힘들어도 끝까지 도전정신을 놓지않는 연극배우님, 등산회의 재정을 담당하면서 신경쓸 일이 늘어났음에도 언제나 기분좋은 이야기로 우리들의 지친 발걸음을 풀어주지요.

 

 

설봉의 보배들이 모여 선경을 연출하는 또하나의 영객송 앞에서 맛있는 간식을 먹었답니다. 바쁜 사업중 짬을 내어 새로운 신입회원들의 체력을 검증하기 위해(?) 오신 귀성회장님, 순대를 비롯하여 빠트리기 쉬운 세세한 준비물까지 챙겨오신 야자나무님, 늘 샌드위치를 준비하는 정성이 아름다운 성심님, 산행을 통한 즐거움이 몸에 밴 듯 이제는 설봉산악회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소나타와 평양님, 아 그리고 넉넉한 풍채로 언제나 든든한 설봉의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배교수님,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행복하다는 길림대가님, 저는 처음 보지만 넉넉한 웃음의 김의사님, 또 언제나 앞장서서 길을 내며 가는 창용님..... 그대들 보배들이 있어 설봉은 언제나 즐거운 법이겠지요. 

 

 

눈과 귀와 입이 호강을 하고 내려오는 길, 멀리 보배라즈의 주봉을 뒤로하고 향원님과 평양님이 자전거 페달밟기 놀이를 하고 있다. 이 즐거운 놀이는 등산중에 쌓인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고 다이어트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며 꾸준히 열심히 하면 s라인 몸매를 만들어준다니 s라인 몸매를 원하는 분들은 한번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지난 가을에 찍은 보배라즈의 풍경입니다. 정말 아름답죠. 보배라즈의 바위 사이로 진달래가 만발하면 우리 다시 한번 보배를 찾으로 가봅시다. 이번에 못 밟았던 저 꼭대의 바위에도 올라 또 어떤 보배가 숨겨져 있는지 확인도 해 볼겸....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산행에서 더 즐거운 마음으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