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텃밭-생활의 발견

가을가뭄 - 10월 5일 관악산

빛의 염탐꾼 2009. 10. 11. 00:06

 

관악산 등산길에 본 붉나무의 고운 자태,

단풍, 그것은 추락을 예감한 마지막 불꽃? 내 인생에도 그런 날이 있었던가? 아니면 언젠가 그런날이 올 것인가?

 

여름한날, 폭포수를 이루던 곳들도 바짝 말랐다.... 목이 타다 목이 타......  

 

물이 마르니 약수터의 물도 줄고..... 당연히 대장균이 검출되고 식수부적합 판결을 받았다.... 사형선고인가.... 비가오면 다시 옛 명성을 회복할 것인가? 

 

계곡물은 바닥을 드러내었지만 계곡가의 단풍은 아직 여름이다. 청춘이다. 청춘은 이리 푸른데....

 

능선부의 단풍은 이미 추락을 예감하고 붉게 물들었다.... 연주대가 보이는 곳에서 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때를 잘 만났다....... 연주암 지나는 길에 공양시간과 만나 점심을 해결했다... 소박한 밥상의 최고의 맛.....

 

연주대에 가을이 깊어간다.... 우리의 기원도 소망도 가을과 함께 깊어갈까?

 

날씨가 좋아서.... 멀리 송도신도시가 보인다. 저 멀리까지 안보여도 좋으니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송신탑을 지나 삼봉쪽으로 가는길은 바위들의 천국이다....

 

이길은 처음이다. 언제나 바라보며 상상하기만 했던길, 역시 절경이다.

 

붉은단풍과 소나무가 더해져 관악산의 절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장수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가을관악산을 호위하듯.....

 

좋은 경치를 보니 갈증이 조금 가신다.... 완전하지 않지만....

 

올가을의 단풍의 자태를 예감한다.... 단풍이 고우려면 햇빛과 적당한 물기가 필요하다고 들었는데..... 그 모든것은 하늘이 알아서 하는일....

 

어찌 하찮은 우리가 천기를 알 수 있을까.... 아서라... 올해 단풍은 고울 것이다. 아니다라는 가당찮은 말들은....

 

내려오는 길도 한폭의 동양화다.... 처음 지나는 곳이라 한참을 서 있었다.

 

문원폭도는 물이 말랐다.... 위로 올라 폭포 가까이 가니 그래도 이름값을 하려는지 가는 세줄기의 물줄기가 보였다.

 

문원폭포 아래 정부종합청사쪽 계곡의 최고의 절경..... 가는 물줄기가 흐른다.... 그렇게 내 마음 깊은 곳에서도 물이 흘렀으면 좋겠다....

 

바삭거리는 내 마음의 사막..... 그 곳에도 한줄기 오아시스가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