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세한도-풍경의 발견

쇠둘레를 찾아서

빛의 염탐꾼 2010. 6. 13. 23:14

하루종일 억수같은 비가 뿌리는 날, 중학생들과 문화해설사 양성교육을 듣고 있는 교육생들을 데리고 철원을 갔다. 비내리는 고석정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고석정에선 레프팅이 한창이다. 인제 내리천, 영월 동강, 산청 경호강, 봉화 명호강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레프팅 명소인데 내리는 굵은 빗방울이 레프팅의 묘미를 더해주고 있는듯하다.

 

화산지형이 빗은 한탄강은 협곡아래를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강이다. 북한에서 발원해.... 철원, 포천, 연천을 지나 파주에서 임진강에 합류한후 다시 한강을 거쳐 서해로 들어간다.

 

화산지형 철원은 현무암의 고장이다. 철원의 현무암은 제주도의 현무암보다 약간 무겁단다.

 

제주도와 같은 현무암 돌담을 한 펜션, 제주도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한탄강 협곡이 빗은 절경이다. 소의 모양이 참 아름답다.

 

한탄강엔 이렇듯 화산지형 제주도와 같은 주상절리가 발달되어 있다. 용암이 굳으면서 세로로 사각, 혹은 육각형의 기둥을 만들어 낸 것이 주상절리이다.

 

제주도 중문단지에서 볼 수 있는 주상절리를 철원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한반도의 대표적인 주상절리는 제주도와 철원 이외에도 북한의 통천군에 있는 관동팔경의 하나인 총석정에서도 만날 수 있다. 총석정의 주상절리는 규모와 내용면에서 세계적이다.  

 

다시 직탕폭포, '한국의 나애아가라'라는 좀 간지러운 별명을 가지고 있다. 흐르던 한탄강이 3-5미터정도 아래로 꺼지면서 생겨난 한국에서 너비가 가장 넓은 폭포이다.

 

높이 3-5미터, 너비 80미터 규모로..... 높이 50미터, 너비 1200미터의 나애아가라 폭포를 15배 축소시킨 규모이다.

 

비교한들 무엇하라.... 나애아가라 보다 규모가 더 큰 브라질과 우루과이 국경에 있는 이구아수 폭포나 아프리카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도 있지만 직탕폭포와 비교하지 말지어다. 비록 규모가 작지만 이 작은 땅안에 이만한 너비를 가진 폭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지어다.

 

지금 한탄강을 낀 양 옆으론 대형펜션들이 들어서고 있다. 여름엔 레프팅 명소로, 겨울엔 철새와 야생동물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많아 땅값도 평당 50만원에 거래된다며 한탄강변에 땅을 가진 현지해설가가 은근히 자랑하였다.

 

억수같이 퍼붓는 날씨와 같이 가시거리 제로의 남북관계로 인해 평화전망대로 가는 길은 막히고 땅굴만 견학이 허용되었다. 그놈의 안보교육, 이제는 지겹다. 전방 곳곳,,, 특히 전망대마다에선 2004년 남북정상회담이후 합의하에 없어졌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곧 시작한다고 한다. 그래서 평화전망대 견학은 불허되었다.

 

 

조금씩 확장되었던 남북관계의 가시거리는 완전히 '빵'으로 후퇴했다. 더 어디까지 갈지...... 퍼붓는 비보다 답사객의 마음을 괴롭힌 것은 안타까운 남북경색 국면이었다.

 

남한쪽 경원선 최북단 월정리역, 원래의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 안에 있고 지금 이 월정역사는 1988년 철원안보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월정리역과 같은 모양으로 복원한 것이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채 녹슨 열차만이 역사를 지키고 있다.

 

다시 노동당사, 이 앞에 서면..... 말을 잊는다....

 

예전에 읽었던 한 철원여행기를 보면 원래 이자리에 '노동당휴게소'란 가게가 있었단다. 어떤 아주머니가 가게 이름을 그리 짓고 거금 50만원을 들여 대형간판을 내 걸었더니 민심처 장교가 와서 눈이 둥그래져서 당장 떼라고 해서 떼버렸단다... 그리고 이름도 '전적지휴게소'라고 지어주고 갔단다.... 그 아주머니는 그 이름이 마음에 들지않아 그냥 이름없는 가게로 남아 있었다던데, 그 가게인지는 모르나 지금은 원래의 이름보다 좀 재미가 덜한 상호가 붙어있다.

 

곳곳에 총탄자국,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가슴에 묻은채 안간힘으로 버티고 선

 

노동당사

 

페허에도 꽃은 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