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6월 19일 다시 설악을 갔습니다. 2주일 전 조금 겁먹고 가지 않았던 공룡능선을 밟기 위해서이지요.
오련폭포는 여전히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첫날, 약간 흐린 날씨로 인해 천불동에 운무가 끼어 더 멋진 얼굴을 뽐내고 있네요.
서울과 달리 설악산엔 요즘들어 비가 그다지 내리지 않았나 봐요. 오련폭포 물줄기가 참 가늘다 싶었는데....
다 이것이 원인이었나 봅니다. 이주일 전에 계곡의 낙차를 이용하여 소수력발전소를 만드는걸 보았는데 이쪽으로 물줄기를 돌려서 그런지 폭포의 물줄기가 가늘어졌네요...
구름이 잔뜩낀 날씨로 인해 더욱 멋진 경관을 연출하는 천불동계곡
잠시 소나기가 지나가고
다시 천당폭포입니다. 이주일 전보다 물줄기가 준 것을 보니 지난주 내린 폭우도 설악산은 비켜갔나 봅니다.
다시 해가나고 암벽들이 제얼굴을 다 드러냅니다.
천불동 마지막 고개를 숨이 헐떡거리며 30분 오르다 보면 드디어 무너미고개에 도착, 발아래로 천불동이 내려다 보입니다.
설악의 최고봉 대청과 중청은 자존심을 세우는지 구름에 가려 있습니다.
하루밤을 희운각대피소에서 천둥번개와 함께 보내고 이튿날 일찍 드디어 공룡의 등뼈에 올랐습니다. 지금부터... 범봉과 안개가 연출하는 천하일품의 공연을 보시겠습니다.
공룡능선과 천화대 위를 아침안개가 쉼없이 올라와서 숨박꼭질 놀이를 하고 있네요.... 제일 오른쪽이 천화대의 맹주... 범봉입니다.
내설악의 용의 이빨을 닮았다는 용아장성 쪽에서도 같은 놀이가 계속되고 있고요....
범봉이 숨박꼭질에 지쳤는지 얼굴을 드러냅니다.
그러다가 다시 어디론가 숨을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계속되는 숨박꼭질... 그걸 구경하느라 시간을 지체했습니다.
이젠 그만보고 자리를 뜰까 합니다. 공룡의 등뼈를 다 밟으려면 7시간을 더 가야 하니까요...
공룡의 등뼈들은 저마다 제각각입니다.
그 제각각의 모습을 다 보느라 자꾸만 늦어집니다.
시간이 허락되다면 여기에 몇일 눌러앉고 싶을 정도입니다. 공룡은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