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가 왔다 - 주왕산, 주산지
주왕산 내원마을에서 멧돼지 뛰어다니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설쳤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멧돼지가 왔다'로 했지요. ㅋㅋ 사실 천운영의 소설 '늑대가 왔다'에서 따왔습니다. 참고로 천운영의 소설집 <명랑>에 실려있는 단편 '늑대가 왔다'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늑대가 나타났다. 소녀가 떡갈나무 숲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소녀의 목소리는 방금 숲을 흔든 바람 소리에 묻혀 아무도 알아듣지 못한다. 화로 주변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소녀와는 상관없이 삽 위에 올려진 고기를 들여다보고 있다. 소녀만이 우뚝 서서, 늑대가 바싹 마른 떡갈나무 잎을 밟으며 산 어귀를 내려오는 것을, 2호와 3호 가마 사이 좁은 틈을 빠져나와 원목 더미 위에 올라서는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본다. 이제 막 자체 발화를 시작한 3호 가마 푸른 연기가 늑대의 얼굴을 감추었다 내놓는다. 원목 더미 꼭대기에 두 발을 올리고 어둠 속에 당당히 선 늑대가 고개를 돌려 소녀를 응시한다." (이하생략)
대전사와 장군봉
주방계곡의 명물, 수달래
또다른 명물, 기암
주방계곡
끝없이 이어지는 기암봉
급수대
계류
급수대 부근
시루봉과 학소대
기암군
제1폭포 부근
오후의 제1폭포
제2폭포
제2폭포
제3폭포 하단폭
제3폭포 하단폭
제3폭포 상단폭
내려다 본 제3폭포 하단폭
드디어 내원마을 도착, 내원분교 터
국립공원 지구라 전기시설을 세울 수 없어 전기없는 마을로 일본에까지 소개된 내원마을
70년대에는 80가구 500여명이 거주하던 마을
2000년대에 9가구로 줄어들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3가구마저 2007년에 국립공원정비정책에 따라 이주되면서
지금은 멧돼지들의 낙원이 되었다.
오래된 배나무와 사과나무가 그 옛날의 영화를 대신하고 있는 곳
이 배나무 뒤가 멧돼지들의 주거지인 듯... 굵직한 톤의 야생동물 소리가 들려 뒤돌아 섰다.
완연한 내원마을의 봄
계곡엔 금낭화가 피고
인적이 끊긴 마을엔 물소리마저 고요하다.
조팝나무 오솔길
마을이 있던 자리인지라 야생두릅이 지천, 삶아서 안주로.... 냠냠
이른 새벽의 내원마을
멧돼지 소리에 잠을 설치고 맞이한 아침
카메라렌즈에 성에가 끼어 뜻하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자 가장 많은 멧돼지들이 살고 있는 곳...... 곳곳이 멧돼지들이 파헤친 자국으로 어지러웠다
과객에겐 무릉도원이 되는 땅
지난 사람들의 삶을 잠시 생각해본다.
복사꽃과 개나리가 피어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 들려주고 있는 듯하다
내려오는 길에서 본 제3폭포
내려오는 길에서 본 제1폭포 부근
위에서 본 제1폭포
주왕산의 화려함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제1폭포 부근이다.
다이나믹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제1폭포
이 돌문을 통과하면 또다른 절경이 기다리고 있다
학소대가 보이고
시루봉도 다시 귀신얼굴같은 고개를 내밀 것이다.
시루봉
학소대
학소대와 시루봉, 그리고 병풍같은 주왕산의 기암들
주왕굴 가는길에서 급수대를 쳐다보다. 그옛날 화산이 분출, 화산재가 흘러 형성된 주왕산의 바위들....
급수대의 주상절리.... 회류응회암이라 불리는 이들에게서 주상절리가 뚜렷이 나타나 까마득한 화산의 기억을 들쳐내고 있다.
주왕굴 가는 길에서 본 주왕산의 기암들
기암들 2
기암들 3
기암들 4, 요세미티의 축소판을 보는 듯.... 학소대는 사진으로만 본 수직고도 1000미터의 그 유명한 엘켑을 빼닮았다
주왕암
주왕굴, 주왕의 전설로 온통 도배된 주왕산의 명소들 중에서 주왕의 전설이 최고조에 이르는 곳이다.
주왕굴과 폭포수
주산지
봄의 절정
오래된 왕버드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
몇그루는 고사하고... 또 몇그루는 사람의 발길에 쓰러지고 그러고도....
몇그루는 이렇게 남아
태고의 신비를 연출하는 곳....
수천 수만년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고
새벽의 여명을 여는 곳
물과 친한 버드나무의 일생이 압축되어 있는 주산지
저 외로운 버드나무는 또 얼마나 버틸 것인가
고사한 왕버드나무의 잔해
아련한 주산지의 봄
저 오래된 왕버드나무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