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메타세콰이어 키높이구두
빛의 염탐꾼
2014. 5. 20. 09:44
메타세콰이어 키높이구두
2014. 5. 20
일곱난장이는 자신들의 발을 조금씩 잘라
잠든 공주를 위해
한 땀 한 땀 키높이 구두를 만들었다네
잠든 척 누워있는 공주가 가장 좋아하는 건
메타세콰이어 빛깔의 키높이 구두
굽이 하늘만큼 높고도 걸을 수 있는
구두라면 금상첨화라네 공주는
일곱난장이들이 만든 키높이 구두를 신고 밤마다
꿈 속에서 속삭인다네
거울아 거울아
나와 메타세콰이어 둘 중에서 누가 더 크지
공주의 질투대상은 언제나 메타세콰이어 그건
키높이 구두를 신지 않고도 메타세콰이어는
하늘에 가깝기 때문이였지
하늘 향해 일렬종대나 일렬횡대로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곧게 뻗은 그 자세를 공주는
배가 아프도록 동경했다네
꿈속의 공주는 하늘 가까이로
둥실 둥실 자꾸만 떠오르고
하늘만 쳐다보는 일곱난장이
너도 나도 뒤뚱뒤뚱
목이 아파요
목이 아파요
피묻은 발을 동 동 구르며 점 점 키가 줄어만 갔다네
동화같은 이야기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