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산발적인 빗방울은,

빛의 염탐꾼 2015. 2. 17. 15:47

산발적인 빗방울은,

 2015. 2. 14

 

 

    뿌리지 않고 분명 이월인데 생강나무 꽃망울이 맺히고 추위를 타지 않는 몸마다 발령된 건조경보 나무들은 겨울잠을 푹 자기 때문에 꽃을 피운단다 조상들도 겨울잠을 잤단다 얘야 마른기침에 섞여 밤마다 들려오는 어머니의 혼잣말 우린 지방을 축적하는 겨울곰이 아니예요 그리고 겨울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걸요 어머니 그 많던 잠꾸러기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거니 내 살이라도 떼서 줄까 어머니 몸에 무슨 살이 남아 있다고 그러세요 그만 두세요 모두 헛배가 불러 온 몸이 건지러워도 긁을 수가 없어요 얼어붙은 나무가 꽃을 피우고 동면하는 개구리가 시끄럽게 울어대는데 무슨 잠이 오겠어요 근데 얘야 날마다 짧은 원피스를 바꿔입고 나오는 저 기상캐스터는 춥지도 않나 보구나 온다던

 

    산발적인 빗방울은,

 

    내리지 않고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구나 어제밤에 저 여인이 분명 그렇게 말했나요 그러면 저 여자는 자기가 틀려놓고 왜 자꾸만 웃는걸까요 창문 사이로 쏟아지는 비웃음 비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