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가주망/문학
독립영양인간 1
빛의 염탐꾼
2016. 6. 25. 04:24
작년에 읽었던 시인데 역시 좋다.
혀는 퇴화해
인생을 말로 때우지 않아도 될 것이며
죽을똥 살았다는 뻔한 성공기는 농담이 될 것이다
해변에서 밀려난 산호처럼 말라가
대지에 뿌리를 두지 않는
꼬리겨우살이
몰락한 공산당 기관지가 지어낸
허풍인지는 몰라도
언젠가 나는 폐로 빗물을 흡수해
에너지로 바꾸는
독립영양인간으로 진화할 것이다
문혜진 '독립영양인간1' 중에서
비평집에 나오는 시들은 사유되지 않을지라도 그 자체로 매혹적이다. 위의 시는 게 중에서도 이해가 되는 편! 머리도 몸도 어지럽지만 즐거운 책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