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염탐꾼 2019. 1. 5. 15:47

똑똑해요

 

    

 

노크 좀 하세요

헛기침이나 인기척이라도 내든지

나도 엄연히 사생활이 있다니까요

내가 뭘 감추었다고 그래요

똑똑히 보세요

절대로 나쁜 짓 하지 않았어요

엄마는 분명히 내 일기장도 훔쳐봤을 꺼야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걸 보니

진짜인가 보네요

 

안에 누구 없어요

문 좀 열어 보세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변기에서 자꾸만 소리가 나요

이슬에 맺힌 물방울이 떨어져요

똑딱이 단추가 부딪치네요

겨울에는 동파방지를 위해

수도꼭지를 조금 틀어 놓으세요

다들 나보고 한마디씩 해요

 

뉘 집 아이인지

 

똑소리 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