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수양(垂楊)

빛의 염탐꾼 2019. 3. 14. 14:45

수양(垂楊)




얽매이지 말자 약해지지 말자

중력을 거슬러 하늘을 우러러보지만

우리는 천사가 아니잖아요

겨드랑이가 아무리 가려워도

날개는 돋아나지 않아요

그렇다고 너무 죄의식을 가지진 마세요

알고 보면 천사와 악마는 자웅동체

일란성 쌍둥이거든요

 

물 위를 유영하듯 몸의 힘을 빼세요

봄바람의 리듬을 타고

 

아래로 낮게

죽은듯이

춤추듯이

늘어뜨린 한그루

 

버들 벚 단풍, 혹은 처진소나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