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인사돌
빛의 염탐꾼
2019. 10. 7. 14:18
인사돌
사는 게 전쟁 같다고 느껴지는 날에는
네일샵에 가서 큐티클을 받고 네일아트를 해요
혹시 모르잖아요?
더 전투적으로 싸울 수 있을지
더 예술적으로 할퀼 수 있을지
제국의 발톱이 이 강토 이 산하를 할퀴고 간 상처엔 성조기만 나부껴
반전반핵가
이십대 집회에서는 늘 이 노래를 불렀어요
요즘 집회에서는 다들 어떤 노래를 부르시나요?
모든 건 넘치면 마가 끼는 법이어서
태풍이 덮쳐 마을이 온통 물바다가 되었어요
육이오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예요
수마 뒤에는 화마가 오고 화마 다음에는 마마(媽媽)가 와요
마마
마마
그냥 한 번 불러봤어요
기상청 예보는 늘 그래요
설마(雪魔)도 사람 잡을 수 있다는 건데
설마(雪馬)는 썰매의 옛이름 이라지요?
하루하루가 전쟁 같아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여보, 아버님 댁에 인사돌을 보내 드려야 겠어요
꼭 플러스로요
씹고 뜯고 할퀴고 뭉개고
세상의 모든 손톱 발톱과 이빨들
당신의 손발톱 깎는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알겠어요
고양이과 동물을 조심하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