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늦가을
빛의 염탐꾼
2021. 2. 8. 17:17
늦가을
어젯밤 친구들이 남기고 간 간장통닭을 데워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옥상으로 올라가니 이런저런 소리 들린다
더 이상 둥글둥글 원만하게 살지 말자
외로워도 슬퍼도
까칠하게 모나게 가자
어젯밤 술 취해 불쑥 찾아온 친구들에게
얼굴을 붉혔는데
그게 아닌가 싶기도 하겠지만
구순 노모의 해소기침 소리가
내 가슴에
사각사각
가랑가랑
쌓이고
가을밤
옥상에서 들리는
의태어인지 의성어인지 모르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래
대책 없이 춥고 시린
늦가을인 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