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세한도-풍경의 발견

한국적인 폭포

빛의 염탐꾼 2011. 10. 15. 01:36

한국적인 미란?

 

한마디로 표현하긴 뭐하지만..... '작고 소박하지만.... 자연에 거스리지 않는 아담하고 세련된 그 무엇?'이라고 정의한다면 너무 국수적인 발언인가? 팔은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기에 낯간지러운 표현이지만 일단 그렇게 해두자..... 이에 걸맞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폭포들을 골라보았다... 충분히 의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다른 폭포들도 추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 ...... 강원도 동해에 있는 용추폭포, 두타,청옥산은 계곡과 봉우리가 잘 조화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산입니다. 이 산에는 무릉계곡이라는 유명한 계곡이 있는데 이 무릉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바로 이 용추폭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두타산 골골의 물들이 모여 떨어지는 상중하 삼단으로 된 폭포입니다. 너무나 잘 다듬어진 깔끔함을 자랑하는 폭포.... 아래사진은 상,중폭포.... 바로 아래에 아주 깊은 소를 간직한 하단폭포가 있고 좀더 밑엔 쌍폭이 있답니다.

 무시무시한 깊이를 가진 소를 품고있는 용추폭포 하단폭

  

..... 강원도 동해 무릉계곡 용추폭포 조금 아래에 있는 쌍폭, 쌍으로 떨어지는 폭포는 여럿 있지만 이처럼 높이와 모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폭포는 드물죠. 2009년 3월이던가? 중국 길림성에 있는 통화라는 시엘 갔던 적이 있는데 그곳의 한 식당달력에 쌍폭이 나와있어서 무척 반가웠던 기억이 있네요.

 2011년 3월 6일, 얼어붙어있는 쌍폭

 2011년 6월 5일의 쌍폭

 

..... 말이 필요없는, 금강산 외금강 옥류동을 따라 들어가면 나타나는 구룡폭포입니다. 높이는 74미터, 소에 고였다가 다시 흐르는 구간을 합치면 90여미터가 훨씬 넘는, 개성의 박연폭포, 설악산의 대승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폭의 하나입니다. 참고로 저 중간에 형성되어 있는 소의 깊이는 13미터, 그와 함께 암벽에 새겨진 해강 김규진의 '미륵불' 마지막 각자의 길이도 13미터랍니다. 거대한 통바위와 하나된 잘 생기고 늘씬한 폭포입니다.

 

..... 금강산 옥류동의 구룡폭포 아래에 있는 비봉폭포입니다. 세존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봉황의 날개짓을 연상시키며 떨어지는 높이 139미터, 물흐르는 길이가 160미터에 이르는 높고 다이나믹한 폭포, 구룡폭포, 십이폭포, 조양폭포와 함께 금강산 4대폭포의 하나랍니다.  

 

다섯 ..... 금강산 내금강 지계곡인 구성동에 있는 조양폭포, 아침에만 잠시 햇빛이 비친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랍니다. 내금강 깊숙히 자리잡고 있어서 제대로된 사진이 없는데 이 부근 어딘가에 저녁에만 잠시 햇살이 비친다는 석조폭포도 있다는군요. 중간에 깊이 파인 돌확에 고였다가 다시 흘러내리는 다이나믹한 화려함이 돋보이는 높이 31미터의 폭포입니다. 옥녀봉과 영랑봉 사이에 있다고 해서 옥영폭포라고도 부른답니다.

 조양폭포의 또다른 모습

 

여섯 ..... 금강산 선창계곡에 있는 금수폭포, 북한에서 만든 금강산 CD에서 발견한 처음보는 폭포입니다. 높이 40미터, 아래의 소의 깊이는 무려 10미터에 이르는 금강산의 소들중에서 가장 깊다고 합니다. 폭포 앞에 서있는 바위가 폭포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는데 금강산 5대폭포로 새로 알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금강산 4대폭포이기도 한 그 유명한 십이폭포는 제대로된 사진이 없어서 아쉬울 뿐입니다.

 

일곱 ..... 평안북도 묘향산 만폭동 지계곡인 칠성동에 있는 천태폭포. 아담하다는 말은 딱 이런풍경에 적합한 단어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하는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폭포입니다.

 

여덟 ..... 금강산의 수려함과 지리산의 웅장함을 동시에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묘향산, 묘향산 상원동의 인호대에서 본 폭포의 파노라마, 호랑이가 인도하였다는 인호대에서 바라보는 폭포구경은 천하절승. 오른쪽 아래 산주폭포가 구슬처럼 떨어지고 왼쪽 위 90미터에 이른다는 이단폭포 천신폭포가 하늘에서, 그리고 바로 발 아래로 높이 84미터에 이른다는 용연폭포가 비스듬히 떨어지고 있다.

 

아홉 ..... 강원도 법동군에 있는 울림폭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를 홍보하기 위해 개발한 '선군팔경'에 포함되어 있는 폭포라는군요. 80년대인지 90연대 인지는 잘 모르지만 하여간 군인들에 의해 새로 발견된, 높이는 75미터, 반경 4킬로미터까지 폭포소리가 들린다는.... 개인적으로 참 가보고 싶은 폭포 중의 하나입니다. 

 

.....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에 있는 천지연폭포.... 높이 22m, 너비 12m, 수심 20m이다.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며, 아열대성·난대성 상록수가 우거져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천지연계곡 내에 있다. 서귀포담팔수나무자생지(천연기념물 제163호)를 비롯해 가시딸기·송엽란·산유자나무·수실잣밤나무·백량금·산호수 등 희귀식물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폭포 아래 20m의 못 속에는 열대어의 일종인 무태장어 서식지(천연기념물 제27호)가 있고, 천지연 난대림지대는 천연기념물 제379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열하나 ..... 제주도 귀포시 중문동에 있는 천제연폭포. 중문관광단지 내에 있으며, 상·중·하의 3단 폭포를 이루고 있다. 제1폭포는 높이 22m의 절벽 아래로 떨어져 깊이 21m의 천제연을 이루며, 다시 제2·3폭포를 만든 뒤 바다로 흘러든다. 천제연이라는 이름은 옥황상제의 선녀들이 밤에 이곳에 내려와 목욕을 한 데서 유래한다. 천제연은 단애와 바닥의 점토층에서 생수가 솟아 1년 내내 맑은 물을 유지한다. 폭포 양안에는 서귀포담팔수나무·송엽란 등의 희귀식물이 자생하며, 그밖에 조록나무·감탕나무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관목류와 덩굴식물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천제연 난대림지대는 천연기념물 제378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아랜는 천제연2폭포

 선림교에서 바라본 천제연1폭포(다리 바로 아래)와 2폭포(앞)

 

열둘 ..... 설악산 구곡담계곡에 있는 쌍룡폭포, 용아장성과 함께 내설악의 최고절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명소입니다.

 두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쌍룡폭포 상부

 

열셋 ..... 설악산 토왕골에 있는 토왕성폭포입니다. 남한에 있는 폭포중 가장 웅장하고 높은 폭포, 일명 신광폭포라고도 하죠. 높이가 무려 250여미터, 물 흐르는 거리를 따지면 거의 350미터로 금강산 12폭포 다음가는 높이를 자랑합니다.겨울철이면 빙벽타기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전문등산인이 아니면 접근불가한 폭포입니다. 한반도에는 땅이 좁고 그리 큰 산이 없어서인지 아기자기한 풍경은 많이 나타나지만 웅장한 풍경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로 인하여 큰 높이를 자랑하는 폭포가 그다지 발달하지 못하였는데 이 토왕성폭포는 예외입니다. 설악산이 빗어낸 작품중의 작품... 설악산은 이것 하나만으로도 그 이름값을 합니다. 숨이 막혀버릴 정도로 아름다운..... 수직으로 워낙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하늘에서 바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상.중.하 삼단으로 이루어진 폭포로 전체가 잡히지 않아서 하단폭은 아래 사진에서 드러나지 않습니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수량은 그리 풍부하지 않으나 설악산의 대표적인 육산인 칠성봉이 사시사철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1708미터에 불과한 설악산에 이런 경관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설악산의 정상부가 육산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금강산 또한 정상부가 육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산은 쌍둥이처럼 참 많이 닯았습니다.

 

열넷 ..... 폭포는 아니지만 한반도를 대표하는 미의 결정체, 금강산 상팔담..... 금강산 최고봉 비로봉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흘러내려 옥류동의 구룡폭포를 만나기 전 삼각형의 봉우리를 디귿자로 감돌면서 수많은 폭포와 소를 만들어 내었으니..... 그 중 잘생긴 여덟을 골라 상팔담이라 이름지었다. 가장 아래쪽의 소가 천길 벼랑을 만나 금강산 최고의 폭포 구룡폭포를 이루는데 상팔담 전체를 조망하는 구룡대에 서면 세존봉 천화대를 비롯한 수많는 바위봉우리들이 황홀경을 연출한다. 그 숨막히는 아름다움이 유명한 '선녀와 나뭇꾼'의 전설을 만들어내었다.어떻게 이렇게 절묘한 배치가 탄생할 수 있을까. 사람의 손길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절대경지, 왼쪽 끝의 벼랑에서 그 유명한 구룡폭포가 떨어지고 오른쪽 골짜기를 쭉 따라 올라가면 비로봉에 이른다고 한다. 지질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상팔담 담의 파인 크기와 깊이로 봐서 수만년 전에는 각각의 폭포의 규모가 대단했을 거란다. 어쩌면 상팔담 전설의 그 선녀와 나무꾼은 지금보다 규모가 더 큰 폭포 아래에서 숨박꼭질를 했을런지도......

 두 사진은 금강산 사진작가 이정수님의 홈페이지 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