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 꽁
속을 감춘
괜히 돌맹이 힘껏 던져보는
살금살금 발 디뎌보는
냅다 강물 위를 걸을 수 있는
뒷짐지고 어슬렁거리다
주머니에 손 넣고 어슬렁거리다
뒤통수 콰당 깨지는
아이들 입김 불어가며 좋아하는
어른들 가고싶어도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는
맹꽁이 겨울노래가 숨어있는
잠자는 개구리가 꿈쩍 놀라는
메마른 곳에는 없는
조금이라도 물기가 남아있는 곳에만 있는
철 철 물 넘치는 곳에는 없는
날 풀리면 세차게 흐를
은반의 요정도, 빙속의 제왕도
배고 있는
겨울, 꽁 꽁
(1999년 12월 26일)
어제, 오후 3시 20분, 여전히 소빙하기
잘 안 보이지만.... 영하 4도
11일 오후, 오늘은 조금 올라갔다. 그래서 도서관 갔다가 오는길에 관악산입구나들이
내걸린 플랑카드들이 시절을 대변하고 있다. 위로부터 세종시로 옮겨가는 과천정부청사 공무원들을 위해 카이스트가 세종시에 야간대학원을 여는데 과천그레이스호텔에서 설명회를 연단다. 카이스트같은 일류국립대학들도 학생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현실, 두번째 올해의 화두 전기절약, 그리고 불황으로 인한 식당들의 가격내리기..... 이래저래 몸도 마음도 추운계절이다.
관악산입구.... 추위가 한창이다...
제대로 된 겨울풍경을 연출한다. 4계절이 뚜렷한 한반도라더니 진짜 겨울이다.
이런상태로 2월까지 가면 정말이지 장장 삼개월간 눈과 얼음의 향연을 연출할 터
늘어난 강설량에 얼음장 아래로는 여전히 계곡물이 흐르고
2년여전 2011년 1월 30일, 관악산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은 여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그해와 비교해보시기를.... 이미지에서 기온차를 재어볼 수 있다면 말입니다.ㅋㅋ
주계곡의 작은폭포도 얼어붙었다.
무당바위 약수터엔 약수터동호회인 송학회에서 두껑을 설치하여 이렇게 아직도 약수가 콸콸
한모금 쭉 들이키니 나도 신선이다. 아니 도인이다. 다 여기에 제를 지내고 청소하는 송학회 덕이다.
이 약수터를 사랑하는 모임인 송학회(이름에서 뭔가 도인풍의 냄새가 나지 않은가?)에서 새벽마다 여기에서 모여 도인체조를 한다는데 예전에 한번 와볼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리고 난 아직 누가 내게 다가와서 '도를 아느냐'고 물어보면 몸이 먼저 거부반응을 보이는 놈, 물론 그게 아니어도 그 시간에 잠이 들면 들었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나에겐 도인체조는 언감생신
오랜만에 보는 눈덮인 관악산풍경
산불감시탑에서 내려오면서 본 과천시, 눈이 얼어붙은 흰빛과 회색빛이 감도는 북국의 풍경..... 근 한달째 이런 이국적인 모습을 보여주니 올핸 정말이지 서울도 북한의 양강도나 자강도의 한도시, 아니면 중국 동북지방에 있는 '눈과 얼음의 도시' 하얼빈이라 해도 믿겠다.
맞은편 쳥계산도 한달째 설산을 연출하고 있다.
아까 플랑카드로 홍보하던 그 집이다. 예전에 보신탕집이었는데 낙지전문점으로 바뀌었다. 이 집 마당에 귀한 나무인 백송이 한그루 있어 몇달전에 기웃거려본 적이 있었는데 장사가 영 시원찮아 보였다. 하루빨리 추위도 경제도.... 아니 우리를 둘러싼 얼어붙은 모든것이 풀렸으면..... 그렇게 몸과 마음까지....
'정주 > 텃밭-생활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류직하삼천척, 그리고 청량산 육육봉 (0) | 2013.02.12 |
---|---|
서울에 내리는 눈 - 북국, 그리움 (0) | 2013.02.04 |
왕고드름(고드름종유석)-지난주 (0) | 2012.12.17 |
소빙하기? (0) | 2012.12.10 |
관악산 문원폭포의 가을 (0) | 2012.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