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텃밭-생활의 발견

드디어 개학이란다...나 말고

빛의 염탐꾼 2009. 3. 1. 00:03

3월 2일, 개학을 앞두고 학생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다. 중국의 대학 기숙사는 방학기간에는 거의 문을 닫는데, 특히 구정을 낀 겨울방학기간에는 거의 학생들을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봄학기를 앞두고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중국은 거의 초등학교 부터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집이 먼곳에 있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가까운 곳에 있는 학생들도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은 듯하다. 기숙사행활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그 수가 더 늘어나고 대학생들의 기숙사생활은 거의 백퍼센트에 가깝다. 그래서 보통 대학건물의 전체수에서 기숙사가 반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기숙사는 보통 2인실, 4인실, 8인실, 12인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세면실과 화장실은 각층에 하나씩 있어서 공동으로 사용한다. 몇해전까지 대학원생들은 돈만 더내면 2인실을 쓸 수 있었다는데 지금은 대학원생들이 많아져서 기숙사공간이 부족한듯 2인실은 없어지고 내가 아는 그들은 4인실을 쓰고 있었다. 아래는 컴퓨터가 놓인 책상이 있고 위쪽은 잠자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8인실과 12인실은 가보지 않아서 확실하진 않지만 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거의 군대의 내무반과 같은 그림이 아닐까(?) 싶다. 중국본과생들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4년간을 똑같은 학생들끼리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그 친밀도가 대단히 높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직장을 잡아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일년에 한번씩 모임을 갖는식으로 유대감의 끈을 놓지 않는다고 한다. 당연하지 않는가, 4년간을 한 방에서 생활했으니 오죽 정이 들었을까.....

 

 

이 사진의 공간에는 한학생이 이사를 가고 지금 세명이 살고 있는데 역사학과 대학원 2년의 장허(집이 길림시내)는 어제(2월 27일) 돌아왔고 그가 불러 그와 점심을 겸한 맥주를 마시고 들어오니 또 한명의 주인인 역사학과 대학원 3년생 장즈웨이(집이 장춘)가 막 짐을 가지고 돌아왔다. 나머지 한명(쉬다청, 역사학과 대학원 2년생)의 집도 장춘인데 오늘중으로 돌아온단다. 이들이 와서 제일 먼저 하는일은 인터넷요금 납부, 한국이나 중국이나 인터넷이 없으면 생활이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 요금은 4개월 반(방학기간 한달반은 인터넷 사용불가란다)에 중국돈 450원(현재의 환율로 우리돈 9만원)으로 중국인들의 월급을 감안해 볼 때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기숙사로 돌아와서 제일먼저 처리하는 것을 보니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하기야 대학원 2학년이 되면 수업이 거의 없어지니 도서관을 가는 것 외엔 별로 할일이 없으니.... 중국 기숙사는 밤 10시가 되면 일제히 소등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전기공급이 끊기기 때문에 밤 10시 이후에는 인터넷을 할 수가 없단다.

 

 

오늘 그들을 오랜만에 보았다. 길림이 집인 장허는 설전에는 몇번 봤지만 2월들어 계단에서 넘어져서 팔을 다친(팔에 깁스를 했다가 막 풀었다)관계로 오랫동안 보지 못했고 장춘이 고향인 장즈웨이는 방학후에 처음이다. 다시 막 도착한 장즈웨이랑 셋이서 간단히 캔맥주를 하나씩 하고 기숙사로 다시 돌아와서 중국 기숙사 체험이랍시고 아래의 공간에서 한숨 잤다. 물론 맞은편에서 자는 놈의 코고는 소리가 온 길림을 진동시켜서 한숨도 못잤지만..... 술취해 올라가다가는 무슨 일이 날것 같은 철계단 위에서 내가 자는 모습도 찍었는데 블러그에 올리려니(이방의 주인장들의 모습 또한) 도대체가 올라가지 않는다...  무슨연고인고.... 잘 모르겠지만 .... 혹 남의 공간에 예의도 없이 벌러덩 자빠져 자는 내 모습을 보고 하느님이 노하셨다..... 하여간 재미있었던 하루였다....

 

 

2009년 2월 28일

'정주 > 텃밭-생활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달래꽃을 찾아서  (0) 2009.04.27
2009. 4. 12 길림풍경  (0) 2009.04.13
후회없이 살겠다...  (0) 2009.02.26
[스크랩] 명산 스키장에서  (0) 2009.02.25
도종환의 시를 읽다.  (0) 2009.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