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힘든 하루였다.... 북화대학교 역사학과 대학원생(아니 그들이 아니라 순전히 아래 이놈이)들이 불러 길림에 있는 북한식당 은방울에 갔다....
말을 들어보니 이놈은 아침 10시부터 그의 기숙사 동기생들과 죽치고 앉아서 술을 마셨단다.... 중간 중간 노래를 부르고....
은방울의 최고미인(중국후배들이 붙여준) 조은희도 같이 노래를 부른다.
모두 미인이다. 나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어쨌든 외국인인 중국인의 눈에는 달라 보일지도......
앞의 등을 보이고 있는 놈은 작년 장허(위의 나와 자주 술을 마시는 놈)가 손을 다쳤을때 수술을 해준 북화대학교 부속병원의 인턴이다. 조선족친구라고 특별히 장허가 이놈을 소개한다고 나를 불렀다.... 장허가 술이 빨리 취해 분위기가 엉망이었지만 장허의 정성이 고마울 뿐이다.....
처음 만나자마자 아버지가 자신의 뿌리가 경주 월성이라고 절대 잊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주는, 자신의 조선어가 서툴러 예의에 어긋나는 말이 있더라고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이놈의 행동을 보며 즐거운 나도 겉으로는 무정부주인자인척 하면서도 어쩔수 없는 민족주의자임을 느낀다. 고향이 교하(길림 외곽의 시, 교하조중출신이란다. 우리 설봉산악회의 반수가 교하의 조선족출신이다.)라는 이놈과 함께 설봉산악회의 깃발아래 같이 등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북화대학 부속병원의 인턴옆에 있는 놈은 북화대학 교육학 석사과정의 학생, 몇번 기숙사에서 얼굴을 마주쳤지만 함께 술을 마시시는 처음.....
북화대학교 역사학과 석사과정 3년의 장쯔웨이, 6월이면 졸업을 하고 새로운 직장(그의 여자친구가 있는 도시로)을 찾아 변방도시로 떠난다. 요즘 장허에게 북한노래 '반갑습니다'를 배워서 오늘 여기와서 그동안의 노력을 테스트하고 있다.
저녁 7시면 이렇게 공연을 한다. 레파토리는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 북한노래 몇곡과 중국노래 몇곡.요즘 손님들이 없어 어떤 날은 쉬기고 하지만 손님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노래를 불러준다. 물론 손님들도 자신이 원하는 노래를 얼마든지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음식값는 조금 비싼 편.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난 잘 모르겠다.... 문화도 풍습도 그에 따른 음악의 기호도 이미 많이 변해 버린 상황, 그저 아직까지 말은 통하고 있구나-이날 따라 깨진 분위기를 수습한답시고 말을 말이 걸었다-(?)하고 안도할 뿐이다.
최고미인(물론 나의 기준이 아닌 자주 가는 놈의 기준)이 또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다. 무슨 제목인지 나도 모른다. 물론 알 필요도 없지만.......
노래가사가 나오는 TV화면 속으로 평양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가운데 우뚝 솟은 완공되지 못하여 세계 최악의 건축물이라는 오명이 붙은 유경호텔이 어렴풋이 보인다. 한반도는 이제 제발 세계최고(?) 동양최고(?) 이니 하는 그런 자격지심의 단어들을 지웠으면 싶다. 이젠 그럴때가 충분히 되지 않았는가......
최고미인(물론 내 기준이 아니라, 오늘 나를 부른 중국후배들의 심미안에 의한)과 한 컷, 여기오면 한잔술에도 평소보다 얼굴이 더 붉어진다.
장허와 조은희.
7시가 되어서 그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손님들이 즐거운듯 함께 두둥실.....
장허의 기숙사 친구, 쉬다청과 그의 여자친구가 노래부르는 모습....
그나저나 잘란다..... 한반도의 평화는 언제쯤 오려나....오늘밤 곤한 잠을 자고 나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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