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꽃을 시샘하다 - 자작시

빛의 염탐꾼 2010. 3. 17. 10:20

다시 꽃샘추위가 우리볼을 때립니다. 아니 추위는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잠복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어제는 법무부장관이란 사람이 어떤 사건을 등에업고 그동안 암묵적으로 집행이 정지되어 있던 사형을 집행하자는 발언을 하고 많은 이들이 그 말에 고무된 듯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이 언뜻 보입니다. 출근하여 동료랑 그 문제로 잠시 언쟁이 있었지요. 하여간 추위는 더 심해질 듯 합니다. 봄이 와도 봄이 오지 않듯..... 단단히 마음을 부여잡아 매어야 겠습니다.  예전에 2004년쯤에 썼던 시를 오늘 다시 한번 읽어 보았습니다. 맨 위의 개구리헤엄자세의 작은 아이처럼 우리 삶이, 아니 세상이 좀 더 맑아졌으면 하는 바램도 요원한 듯 보이는 요즘입니다. 그렇다고 힘빠지지는 마세요.....

 

 

 

 

꽃을 시샘하다

 

 

쌩 쌩 그대의 말에 찬바람이 불었다

 

간지러운 청춘의 약속도 잊어줘 겉만 화려한 속 빈 꽃

우리, 갈이 할 털도 잎도 없이 성급히 봄을 노래한 내

크다 볼은 차고 눈시울이 붉네 겉 다르고 속 다른 그대,

양은, 시간은 참 응흉해라 그 기온차에 속아 내 가슴엔 온

통 뿌연 성에, 달콤한 콧노래에 간지러운 속삭임에 깜빡 넘

갔었나

 

불어라 잠 덜 깬 청개구리 어리둥절한 눈매 위로, 모진 사

랑 위로 지친 마법을 풀어라 바람아 꽃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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