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일을 한 관계로 오늘은 쉬는 날이다. 언제부터인가 아침잠이 없어져서(그렇다고 일찍 잠드는 것도 아니고) 잠이 부족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꾸물꾸물해서인지 잘만치 잤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무얼할까? 책을 볼까... 양재천을 걸을까.... 좀 힘들어도 산이 좋다.. 문원폭포를 보러가자...
그런에 입구에서 또 병이 도졌다.. 다른길로 빠졌다.... 계곡길로 빠지지 않고 능선길... 중앙동 도요지라는 곳을 지나고 다시 이놈을 만났다. 귀여운 승용군, 용운암 마애승용군...
작년가을, 비오는날 우연히 들렀던 이곳에서 그때도 두명의 젊은이(군)을 만났다. 비닐천막을 치고(친것이 아니라 덮었다는 수준이 딱 맞을듯) 그 안에서 두사람이 뭔가를 하고 있길래 들여다봤더니 공익근무요원인 듯한 두사람이 열심히 이곳을 보수중이였다. 그리고 오늘 이런한 모습으로 태어났다. 석굴암이니 서산마애삼존불이니 하는 것에는 한참 못 미치는 작품이지만 만화주인공을 보는듯 귀엽다.... 고려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스님의 얼굴을 조각한 군상이다.
능선을 조금 오르니 앞으로 관악산의 주능선이 보인다. 이곳은 육봉으로 오르는 길로 처음 가보는길... 아래 중간, 움푹파인 계곡이 종합청사 뒤쪽의 관악산계곡으로 계곡미가 뛰어난 곳이다. 계곡따라 능선과 능선이 Y자형으로 만나는 곳에 문원폭포와 삼단와폭이 있다.
육봉능선길에서 바라본 과천시내 그리고 뒤쪽의 서울대공원과 청계산..... 건장마의 영향으로 시야가 맑지 못하다.
육봉, 관악산 봉우리중에서 암석미에서 단연 으뜸가는 곳이다. 과천시내쪽에서 보면 종합청사 뒤쪽으로 칼날같은 봉우리들이 일렬종대로 서있는데 그게 바로 이곳이다. 정말이지 여기서 미련없이 내려갔어야 했다...
저 봉우리를 따라 계속 직진을 하니....
눈앞에 절경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건만.... 길이 없다...아니 잃어버린 것이다. 오던 방향을 제외하고는 모두 암벽이다. 어쩌랴... 에라 모르겠다... 그냥 직진...
누가 봤으면 가관이다. 집에서 입던 반바지와 소매도 없는 셔츠에... 샌들.... 그리고 한손에 우산(오늘은 비가 내렸다) 목에 걸었던 무거운 카메라는 어느새 뒤로 매고... 땀을 비오듯 흘리며 맥이 풀려서인지 모든 관절이 몸살을 앓을 때처럼 신호를 보낸다.
바위에 카메라가 몇 번 부딪치고.... 몇 번 미끄러짐 일보직전까지 가보고... 바위와 혼연일체가 되어 올랐더니 .... 이런 풍경이 나를 반겨준다.... 보람있었다고 자위할새도 없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사방을 두리번 두리번...
다시 십분간 바위와 혼연일체.... 여전히 바위길이지만 눈에 익은 길이 보인다...
발걸음을 제촉하며 대충대충 사진을 찍고
내려오니 문원폭포입구..... 건장마에 볼품이 없다.... 그래도 어제 오늘 잠시 소나기가 뿌려서 폭포라는 이름의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문원폭포 옆의 비닐로된 움막에서는 굿을 하는지... 꽹과리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사실 봉우리까지 들렸다...
무슨 기원을 하는지 하여간 이곳엔 기운이 센 곳인 듯하다... 폭포 오른쪽 나무 바로옆에 불공을 드리고 굿을 하는 움막이 있다.
삼단와폭의 여름.... 문원폭포 아래, 문원폭포쪽 계곡과 또 하나의 작은 계곡이 만나서 이같은 풍광을 만들어 내었다.
두번째 와폭 아래의 탕이 꽤 아름답다.. 등산객의 발길이 끊어지는 한밤이면 선녀들이 내려와서 목욕을 할지도 모를일이다.
삼단와폭 전체모습.... 꾸물꾸물한 날씨로 인해 색깔이 어둡다...
아마 오늘밤은 선녀들도 지상으로 내려오는 일을 포기할지도 모를일이다. 너무 어두우니까...
올여름 더위를 식혀줄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등산로가 아닌 계곡을 따라 내려왔다... 이전에도 몇 번 탐색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다시 점검을 한다... 어느곳이 좋은지... 이곳도 꽤 괜찮을 듯도 하고... 등산로에서 벗어나 있으니까...
이쯤도 괜찮을듯.... 하지만... 좀 더 내려가보자...
여긴 탕은 큰데.... 사방이 너무 훤하다... 다시 아래로.... 아담하고 사방이 막힌 안성맞춤의 선녀탕에서 옷을 던져놓고 오랫동안 선녀를 기다렸으나... 선녀는 오지않고... 그 장소는 절대비밀이라서 올리지 않는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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