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텃밭-생활의 발견

백송 두그루를 만나다

빛의 염탐꾼 2012. 1. 11. 01:48

가라타니 고진의 이론서와 아쿠타가와 류스노케, 미시마 유키오, 다자이 오사무로 이어지는 일본의 근현대소설과 '더블'이라는 박민규의 두권의 신작소설집까지....  재미있지만 약간은 무거운 주제들을 거쳐 지난주에 빌린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나무여행'이라는 책, 아니 책이라고보다는 그냥 천연기념물(나무)의 사진과 간단한 설명이 붙은 책을 요즘 읽고 있다. 주말마다 인사동에 출근을 하면서 아침시간 시간을 내어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나무 두그루를 보러 갔다.

 

 

 조계사 백송 : 천연기념물 제 9호, 중국을 다녀온 사신이 가져와 심은 것이라고 하는데 그 사신의 이름이라든가 심어진 시기 등에서는 정확한 기록이 없다. 조계사가 경복궁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에 비춰 본다면, 궁궐 출입이 잦았던 지체 높은 사람이 심었을 가능성이 높다. 키는 약 10미터쯤 되고, 가슴높이 둘레가 1.7미터인 이 백송의 나이는 대략 5백살 정도, 조계사 대웅전 남동쪽에 위치에 있으며, 원래 가지가 7개나 됐다고 하지만 서쪽으로 난 3개의 가지만 남아 앙상한 느낌을 준다. 줄기의 상당 부분에도 크게 외과수술을 받은 흔적이 남아있어서, 얼핏 봐서는 그리 귀한 나무처럼 보이지 않는다.

 

백송의 이름에 왜 백자가 붙었는지는 이 나무의 수피를 보면 바로 짐작할 수 있다. 신내림을 받은 영기가 서린 무당을 보는 듯했다. 2012년 1월 7일

 

 

재동 백송 : 천연기념물 제 8호, 우리나라에 현재 남아있는 백송 가운데 가장 오래된 나무이다. 재동 백송이 있는 자리는 현재 헌법재판소 경내지만, 원래 이곳에는 창덕여자고등학교가 있었다. 나무에 대해 그리 짓궂게 굴지 않았을 여자고등학교의 교정에 있었던 것이나, 아무eh 함부로 해꼬지하기 힘든 헌법재판소 안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이 이 백송에게는 커다란 행운일 것이다. 이 백송은 고사한 통의동 백송과 비슷한 6백살의 나이에 키가 15미터로, 살아있는 백송 가운데서 가장 크다.

 

인사동에 올 일이 있다면 이 두그루의 나무를 보면 좋을 것이다.

 

백송은 북경이 원산지여서... 그곳에 가면 아름드리 거목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마 백송은 한반도의 기후에는 적응하지 못하는 나무인 듯 하다.

 

하늘을 향해 영험한 기운을 드러내고 있는 재동 백송, 2012년 1월 9일

 

회백색으로 빛나는 재동백송의 수피

 

헌법재판소 경내를 나오면서 뒤돌아본 재동백송

 

2012년 1월 6일... 관악산 오름길.... 근 두달만에 산이란 곳을 찾았다.

 

누군가가 적어놓은 글귀와 뒤로 보이는 과천정부종합청사.... 그뒤로 안양시내는 눈으로는 보였으나... 디카에는 잡히지 않는다....

 

과천성당쪽 관악산 오름길에서 본 청계산과 그 아래의 서울대공원....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 동물원..... 그리고 그 아래 청계 저수지, 다시 그 앞의 과천국립과학관. 모두다 겨울잠에 빠져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