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도 유분수! 국가정보원과 집권세력이 통합진보당에 대해.... 세상에나! 21세기가 이미 중천으로 떠오른 이 개명천지에.... '국가기간시설 파괴' '국가내란죄' 운운.... 진위여부를 떠나서,,,,, 하필 이 때에..... 이주전쯤이던가! 덕수궁 앞 시국집회에서 어느 한 신부가 인용한 1980년대 '전대협 진군가'의 한구절, 아주 섬뜩한 가사지만.... '조금만 더 쳐다오, 시퍼렇게 날이 설 때까지' 란 조금은 패배적이고 수세적인 국면을 담은 낭만적인 가사가 생각나고.... 또다른 민중가요, 자아도취적이고 진취적이지만 역시 낭만적인 가사 '너희의 마지막 발악, 투쟁으로 화답하라리'란 가사도 생각난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누구랑 투쟁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에서 답답한 마음뿐이지만..... 하여간! 차마 말이 안 나온다. 얼마나 자기들 세상이라고 여기며, 국민들을 우습게 봤으면..... 갑자기 아래 시가 떠올랐다. 잊고 있었던...... 시를 안 읽은지가 이미 오래건만....
오래된 이야기
진은영
옛날에는 사람이 사람을 죽였대
살인자는 아홉 개의 산을 넘고 아홉 개의 강을 건너
달아났지 살인자는 달아나며
원한도 떨어뜨리고
사연도 떨어뜨렸지
아홉 개의 달이 뜰 때마다 쫓던 이들은
푸른 허리를 구부려 그가 떨어뜨린 조각들을 주웠다지
조각들을 모아
새하얀 달에 비추면
빨간 양귀비꽃밭 가운데 주저앉을 듯
모두 쏟아지는 향기에 취해
그만 살인자를 잊고서
집으로 돌아갔대
그건 오래된 이야기
옛날에 살인자는 용감한 병정들로 살인의 장소를 지키게 하지 않았다
그건 오래된 이야기
옛날에 살인자는 아홉 개의 산, 들, 강을 지나
달아났다
흰 밥알처럼 흩어지며 달아났다
그건 정말 오래된 이야기
달빛 아래 가슴처럼 부풀어오르며 이어지는 환한 언덕 위로
나라도,
법도, 무너진 집들도 씌어진 적 없었던 옛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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