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세한도-풍경의 발견

2014년 여름 고향

빛의 염탐꾼 2014. 8. 7. 13:27

경북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김대준가옥의 어제와 오늘... 앞의 사진 4장이 8월 5일날 찍었던 스마트폰 사진들이고... 뒤의 나머지 사진들이 2011년 6월에 찍은 dslr사진들이다. 왠지 이런 풍경에 스마트폰을 들이대는 것은 시간 앞에 불손한 행동일 것 같은 느낌.... 아래 글은 2011년 6월의 단상.....

 

수하2리 비지미골에 있는 김대준가옥(투방집), 사람이 살고 있는 제가 본 투방집중, 가장 완벽한 형태인것 같다. 수하2리에서 신암으로가 가는길로 100미터쯤 가서 좌회전하여 작은 다리를 건너 다시 400미터를 더가면 나옵니다.

 

이 집은 바로 영양고추를 광고하는 선전벽보에 등장하는 그 집입니다. 사실 이집은 2004년 녹색연합 '왕피천여름생태학교'의 사전답사를 위해 들렀을때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것이 아름답다'의 기자 최성열군과 이집 뒤의 원두막에 들렀는데 주인어른내외와 따님 한분이 삼겹살을 굽어먹고 있길래 몇점 얻어먹고 본생태학교때 이곳에 들러 산골이야기를 듣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본답사시 노선이 바뀌는 바람에 다시 가보지 못한 곳입니다. 발이 기억을 하고 있는지 어찌 어찌 이곳으로 향하게 되더군요. 

 

사진에 등장하는 이집의 바깥주인어른은 작년에 돌아가시고....드디어 이집도 사람이 살지 않는 운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집엔 자물쇠가 잠기고 안주인어른은 이 앞에 새로집을 지어 이주했습니다. 굳게 잠긴 자물쇠, 왠지 쓸쓸합니다.

 

안주인어른은 그저께가 할아버지 첫번째 기일이라고 하더군요.... 새집을 지어놓고 얼마 살아보지도 못하고 저세상을 갔다며 서운해 하더군요... 아들딸들이 모아 지어준 이집에서 오래 사시길 바랍니다. 2004년 이야기를 했더니 기억이 난다고 하더군요.

 

그나저나 초가를 새로 이어야 하는데 군에서는 아무 말도 없어서 그저 답답하다고 합니다. 하기야 초가를 제대로 엮을 분들이 자꾸만 세상을 떠나고 그나마 남아있는 분들도 기력이 부족하니 군도 답답할 것입니다. 보존은 해야 하고 다른 대책이 없으니 군도 주인도 그저 답답할 뿐이겠지요. 낡은것과 새것,그것이 나쁜것과 좋은것의 등치가 아님을 이 오래되고 낡은 집과 집주인을 보면서 깨닫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진들은 고향갔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발길 찍었던 지점들! 고향 울진군 온정면 선구리 신선계곡, 영양군 수비면 수하리 번동마을, 초가의 원형이 남아 있는 수하리 김대준 가옥(개인적으로 세번째 방문), 김대준 가옥의 내부, 경북 최고의 오지 영양군 수비면 신암리, 오래된 대추나무가 정겨운 폐교된 신암분교. 에미랑재 너머 옥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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