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햇살
2015. 01. 05
그 모든건 풍문이였는지도 몰라
전쟁을 피해 굶주림을 피해 역병을 피해
정감록 비결서를 저마다 가슴에 품고 숨어 들었다는
양백지간의 십승지, 내 삶은 늘
억지춘양 같아서
한 발 늦게 도착한 춘양오일장은
파장도 한참 지나
겨울바람만 휑한데
피할 전쟁도 굶주림도 역병도 없는
두눈이 충혈된 돈에 포위당한 사랑도, 혁명도
덧없기만한
태
평
성
대
세상사 모두 잊고서도
마음만은 얼마나 추웠으면 봄햇살이란
이름을 붙였을까 늘씬한 춘양목
시린 하늘을 받치고 선
삼동의 춘양은 가슴마저 얼어붙게 하는데
봄햇살은 여전히 멀고
작은 희망의 언어조차 뱉아내는게 주저되는 오늘
찬 비 뿌리고 간 춘양역
춘양목 옛영화는 온 데 간 데 없고
철로만이 빛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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