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길림시조선족문화관에서 열린 '조선족 정월대보름맞이 윷놀이 대회'에 '설봉산악회'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아마 내 고향 경상북도 울진군 온정면 민속장터에서도 '온정면 청년회' 주최의 윷놀이로 시끌벅쩍 하였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윷놀이를 또 다른 한쪽에서는 막걸리와 육개장 잔치로......
여기 중국 동북의 조선족 윷놀이는 한국과 조금 다른데 가운데 네트를 사이에 두고 윷을 던지기 때문에 그 난이도가 한국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나도 여러분 던져봤는데 운동신경이 둔한 나는 번번히 몇 번 굴러서 밖으로 나가거가 네트에 걸려 떨어지기 일쑤.... 그래서 일찌감치 선수에서 자진 사퇴하고 拉拉队(응원단)의 일원으로 열심히 응원..... 제작년에는 우리팀이 일등을 했는데 올해는 2회전에서 탈락......
올해에도 여전히 총 65여개 팀이 경합을 벌였고 우승팀은 오후 4시까지 경합을 벌이는 관계로 누가 우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팀은 일찍 철수하여 시내의 식당에서 일찍 탈락을 핑계삼아 뒷풀이를 하며 재미있게 수다를 떨다가......
다시 동물들의 겨울나기를 구경하러 강남공원으로..... 동북의 추위에 적응하지 못한 듯.... 나를 모른체 하는 늑대랑 곰을 뒤로 하고.....
도착한 곳은 낙타우리..... 나처럼 조금은(?) 야윈 듯한 낙타를 위해 담장을 타고 솔잎을 준비.....
낙타는 열심히 받아먹는다..... 아마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 너희들도 정월대보름인것을..... 그래 많이 먹어라.....
다시 송화강변으로 나오니 두둥실 보름달이 떠오른다..... 무엇을 빌어볼까? 빈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닐테지만.... 누군가에게나 소원은 있을 터...... 내 소원이 저기 저 달의 3분의 1만이라도 이루어지면 좋을텐데.....
오랜만에 본다.... 떡복이, 김밥, 돌솥비빔밥에 육개장까지. 밖에서 한국식으로 저녁을 먹고
식탐이 눈이 멀었다. 용수 형이 '저녁에 거대한 불꽃놀이가 있으니 별일 없으면 구경하라'고 알려주었는데..... 7시경에 나오니 길림시정부 차원에서 여는 거대한 불꽃놀이(정월대보름 불꽃놀이는 동북3성에서도 유명하여 멀리 심양, 장춘, 연길에서도 일부러 찾아온단다)은 끝나고 호텔들과 대형 식당, 그리고 백화점등에서 준비한 작은 불꽃놀이가 여기저기서 반짝반짝..... 강만대교에서 잠시 그 놀이를 구경했다....
하루를 같이해준 중국후배 이용, 이 꿈많은 젊은이는 저 둥근달을 보며 무엇을 빌었을까. 부디 그의 소원이 이루어 지기를 빈다...... 이날, 그의 다리도 나의 다리도 좀 피곤할 것이다. 이 소박한 걸음걸이만큼 세상이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
'정주 > 텃밭-생활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명산 스키장에서 (0) | 2009.02.25 |
---|---|
도종환의 시를 읽다. (0) | 2009.02.23 |
집떨이를 가다. (0) | 2009.02.05 |
[스크랩] 입춘대길 (0) | 2009.02.04 |
오늘은 휴전이가 봐요-폭음에 대한 기억 (0) | 2009.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