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세한도-풍경의 발견

수렴동과 천불동은 폭포들의 전시장

빛의 염탐꾼 2010. 8. 9. 16:08

여름 설악을 찾았습니다. 내설악의 구중궁궐 수렴동계곡, 백담사를 거쳐 영시암을 돌아오르니 또 다시 절경이 펼쳐집니다. 완전 폭포들의 전시장입니다.

 

비가 계곡과 폭포들 위로 떨어지니... 과연 수렴동입니다.

 

내설악은 외설악과 달리 포근한 육산의 형태인줄 알았더니 그도 아닙니다.

 

바위와 나무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외설악 못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금강과 설악은 해도 해도 너무 닮았습니다.

 

올라가고 올라가도 폭포와 담의 연속입니다.

 

한단으로 된 폭포인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위로 올라가니 몇단의 물줄기가 구슬처럼 연결되어 있네요...

 

비유가 좀 유치해도 어쩔수 없습니다. 그게 가장 적당한 표현일 뿐입니다.

 

이정표에서 읽은 쌍룡폭포인 듯합니다. 비가, 그것도 여름비가 내리는 와중에 정말이지 두마리의 용이 하늘로 꼬리를 치고 올라갈 듯합니다.

 

이 폭포는 직접 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존재한다는 사실마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비가 연출한 게 아니고요. 렌즈의 뚜껑을 바로 열어 약간 성에가 낀 상태입니다. 쌍룡폭포의 중간지점입니다.

 

절경입니다. 그냥 넋놓고 한참 쳐다보았습니다.

 

쌍룡폭포를 위에서 본 모습입니다. 과연이라는 말밖에는 다른 말이 떠오를질 않네요...

 

내설악의 절벽들 또한 외설악의 절벽들에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단지 총검처럼 불쑥불쑥 튀어오른 외설악과 달리 많은 암벽들이 아주 부드러운 형태로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점 또한 금강산을 빼닮았습니다. 아니 이렇게 말하면 설악이 섭섭할 듯 합니다.  누가 누굴 빼닮은게 아니라 둘이 거의 일란성 쌍둥이 같습니다.

 

금강또한 부드러운 육산의 내금강과 창날같은 악산의 외금강으로 나누어지니 말입니다. 그리고 아래 폭포같은 다른 산에 있었으면 거창한 이름이 붙었을법한 이런 폭포들은 이름도 얻지 못했다는 점도 닮았습니다.  

 

아마 쌍폭인듯합니다. 폭포의 중간 부분에서 좌,우측골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합쳐집니다. 아주 다이나믹하고 높은 폭포입니다.

 

중앙에 보이는 물줄기 오른쪽으로 쌍둥이같은 물줄기가 하나 더 내려옵니다.  

 

중간부분에서 아래로 본 모습이고요

 

이렇게 좌,우측폭포가 만납니다.

 

좌측폭포의 모습입니다. 비단필같이 부드럽게 내려오고요

 

우측폭포는 아주 역동적으로 내려옵니다. 둘이 그렇게 궁합이 잘 맞아 이렇게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했나 봅니다.

 

 좌측 폭포의 위에서 본 우측폭포입니다.

 

이 폭포 또한 이름이 없습니다. 작명에 능한 이가 있다면 그럴싸한 이름을 불러 주십시요..

 

다음날 아침 일찍 소청봉으로 올랐습니다... 동해에서 서서히 해가 떠오릅니다. 백담사에서 12킬로미터를 올라 천불동으로 내려 가렵니다. 9.8키로미터를 내려가며 외설악의 폭포전시장을 둘러보러 말입니다.

 

동이트는 내설악, 어제 올라온 수렴동계곡과 그 위로 용아장성이 보입니다. 어제와 달리 날이 활짝 개였습니다.

 

해야 떠라... 빨갛게 둥근해야 ....

 

내설악의 용아장성과 외설악의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희운각대피소로 내려서면서 만나는 범봉과 공룡능선 일대의 전망

 

드디어 천불동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다시 폭포들의 전시장, 2단의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는 이름없는 폭포를 뒤로하고... 만나는 천당폭포를 시작으로

 

양폭,,,, 맞은편 계곡 어지쯤엔가에 음폭이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여름이 중천에 떴습니다.

 

오련폭포 중간쯤에서 바라본 외설악의 바위 봉우리들.

 

 

 천불동의 대표주자, 오련폭포, 다섯물줄기가 일품인 달력에서 보던 풍경은 온갖 요령을 피워봐도 도저히 내겐 잡혀지지 않습니다.

 

다행인것은 소수력발전을 한다고 폭포 위에서 엄청난 물이 다른 관을 통해 빠져나감에도 불구하고 이만한 물줄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지요. 다 어제 내린 비의 은덕인가 봅니다.

 

여름이 깊어질대로 깊어졌습니다.

 

귀면암주변은 거대한 블랙홀같습니다.

 

 누군가가 말복이라고 전합니다.

 

그래서 폭포물에 풍덩, 미끄러지면서 더위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합니다.

 

그 앞에 장군봉이 서서 허허 웃고 있네요... '고얀놈!' 이라고 호통치진 않겠지요.

 

저 장군은 육중하면서도 너그러울 테니까요...

 

비선대를 지나 뒤돌아본 천불동,,,, 보면 볼수록 금강산 옥류동을 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