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비가 내렸다. 래프팅이 될지 안될지.... 수위를 봐서 결정한단다. 차량 한대를 래프팅으로 보내고 우리팀은 고석정으로 향했다. 일곱번째 고석정 방문, 전생에 내가 임꺽정이었나.... 그럴리 없다.... 의적과 관련된 마인드(?)는 비슷한지 모르지만 ㅋㅋㅋ 힘이 아니다... 또 모르지... 그 때 조선 명종때.... 있는 힘을 다 소진하여 지금 내 근력이 이 모양인지? ㅋㅋ
매너리즘이란게 이런겐가... 별 흥이 나지 않는다.... 일곱번째이니 하는말도 풍경도 매양 그 모양이다. 내가 이럴진대 나를 따라 올망졸망한 눈망울을 굴리는 중학생들(물론 대다수는 역사니 평화니 별 관심이 없고 게중에 몇은 눈을 반짝인다)이 뭘 배워갈 것인가? 그래서 더 열심히 색다른 풍경을 찾아본다.
월경방지선이란다... 한반도 남쪽에서 저 표지를 보고도 계속 비행하면 무조건 발사한단다...... '나도 한번쯤 모든 경계와 선을 무시하고 자유롭게 어디든지 날아가고 싶다'.,,, 그만큼 내 일상이 모래알같은 사막을 걷고 있다는 증거렸다... 무미건조, 하여간 재미없다..
제2땅굴을 보기위해 줄을 선 사람들....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안보관광이란 명목의 철원관광은 붐이다.....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들어가지 않았다. 복잡미묘한 저 구조물 밖에서 20여분 기다리는 사이,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월정리역도 별 감흥이 일지 않는다... 원래의 자리에서 옮겨온 월정리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구절도 이젠 그냥 광고카피같은 쑈맨쉽만 열심히 보여주고 있다... 세월은 우리편이 아니다. 기다리기엔 사람도 풍경도 지쳐만간다....
국가를 부정하는 무정부적 발언을 자주하는 나에게 무궁화는 어떤 의미인가? 노동당사 앞에 피어있은 무궁화가 나를 슬프게 한다.
8.15가 되어 일제감점기가 끝나고 공산정권이 들어선 철원, 그 정권이 심혈을 기울여 지어진 노동당사 앞에 무궁화가 제철이다. 무궁 무궁 무궁,,, 한반도는 진정 분단으로 무궁할 것이가? 평화와 통일로 무궁할 것인가? 그러고 보니 내일은 광복절....
사람들이 다 지나가기를 기다려 찍고 싶었지만...... 사진 아래 저 빨간모자 아저씨는 해병대 출신이가? ㅋㅋㅋ 내가 아무리 국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해도 어쩔수 없다... 엄연히 난 한반도에서 살아가고 있는 약한 존재인걸....
'발해를 꿈꾸며'를 노래했던 서태지는 여기서 뭘 보았을까? 해방공간과 남북전쟁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한이 저 화려하지만 왠지 침통한 무궁화의 빛깔에 녹아있는 듯
다시 직탕폭포, 철원지방에 내린 비로 인해 폭포인지 보인지 구별이 안되고 있다.
직탕폭포 왼편 절벽의 현무암 주상절리....
비가 내려 폭포 아래 물의 수위가 높아져..... '한국의 나애아가라'라는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한국에서 너비가 가장 넓다는 직탕폭포,,,,, 어설프게 땅덩어리가 큰 나라에 있는 폭포들과 비교하지 말지어다.... 괜히 슬퍼질뿐 그렇다고 아름다움이 더해지는 것도 아닐테니까?
직탕폭포와 그 아래 태봉대교,,, 빨간색 태봉대교엔 번지점프대가 마련되어 있다.....
현무암과 직탕폭포,,,,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이 철원의 가슴 아픈 역사를 대변해 주고 있는듯하다.
철원, 그 아픔의 땅을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처럼
척박하여도, 억울하여도 피어라.... 희망의 꽃이여....
저 직각으로 솟아오른 주상절리같이, 휘감긴 소용돌이를 헤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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