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세한도-풍경의 발견

양구의 을지전망대 가는길

빛의 염탐꾼 2010. 11. 6. 19:07

11월 4일, '평화의 현장, 생태의 보고 DMZ를 찾아서'의 새로운 답사지를 개척하기 위해 인제, 양구로 떠났다. 인제읍 합강리 합강정에서 본 소양강, 오른쪽의 내린천과 바로앞 나무에 가린 좌측의 인북천이 여기에서 만난다. 바로 옆에 번지점프대가 마련되어 있다. 2002년 4월 초봄의 어느날, 맞은편 마을의 한 민박집에서 후배와 술잔을 기울이며 논쟁도 못되는 입씨름을 벌인 적이 있었다.

 

애정을 갖고 바라봐, 신자유주의의 횡포를 모르고

하는 소리야 민주노총의 파업에 대한 내 말이 천박하다며

노동운동을 하는 후배는 언성을 높인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야, 처음의 백지상태로

돌아가야 희망이고 전망이고 생기는 것이라고

나도 따라 핏대를 세우는데

사는 것이 뭐 별건가, 그저 저 강물처럼

흘러가는 거지 저녁부터 말참견을 하던

주인아주머니는 벌써 잠이 들었다

무심한 여행객들에게 지쳤으리라

모험관광이라는 이정표가 어지러운 인제땅

내린천과 인북천이 합쳐지는 합강리에서

우리는

진보를 추구한다면서 소통이 안돼

입씨름으로 술잔을 부딪치는데

하나되면 또 어쩔 것이야, 소통이고 뭐고

번지점프 한번이면 모든 걸 날려버리지

창밖으로 공사중인 번지점프대가 우뚝하다

내륙으로 갈까, 하류로 갈까, 이리저리

고삐 풀린 망아지로나 살까나

아침 산책길, 삭은 소고삐들이

여기저기 떨어진 농로길로

새벽에 잠시 내린다던 철모르는

소나기 내리고 그래, 온다던 것은

때가 좀 빗나가긴 했어도 기어이 오는 것일까

봄 가뭄 사이로

적당한 양을 뿌리고 갔다

 (합강리* 일박, 2002, 4, 2)

 

 * 합강리: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소재, 내설악에서 흘러온 인북천과 남설악에서 흘러온 내린천이 이 마을에서 합쳐져 소양강이 된다.


합강정

 

인제군 서화면, 군인들의 행군모습

 

'DMZ평화생명동산'을 딱 일년만에 다시 들렀다... 2009년 11월 5일부터 '평화활동가대회'라는 명목으로 2박 3일 이곳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작년 그때 찍은 DMZ평화생명동산의 전경.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이란다.

 

올해 다시 본 DMZ평화생명동산의 모습, '단절과 소통'이라는 주제로 지어진 건물, 나무와 철판이 반반씩 혼재된 이 따뜻함과 차가움처럼.... 단절과 소통, 냉정과 열정, 그리고 분단과 화합....이 이분법은 과연 해체될 수 있을 것인가?

 

작년 모습, 갓 완공되었을 때의 모습이다. 

 

올해 모습

 

건축에 대해서 문외한이지만 낮게 포복하여 문턱을 없앤 건물들이 차가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작년 사진.

 

건물을 위에서 본 모습... 역시 작년 사진

 

숙소동의 모습, 올해 사진

 

숙소내부의 모습.... 작년사진이다. 한공간에 10명이 묵을 수 있도록 널찍하게 마련되어 있다.

 

올해 서리기 내린 시기는 작년과 비슷한 듯.... 작년 11월 6일 즈음의 DMZ평화생명동산의 모습

 

양구에 있는 제4땅굴, 작년사진

 

주땅굴에 들어가기 위해 굴착한 진입통로... 지금까지 본 땅굴의 진입통로중 가장 넓었다... 작년사진

 

본땅굴로 들어와서는 작은 모노레일을 타야한다... 작년엔 저 모노레일을 탔으나 올해에는 타지 못했다... 충전한 배터리의 전지가 떨어졌단다... 실제로 뒤에서 다시 충전을 하고 있었는데 아마 뒤에 오는 단체관람객(부산에서 온 초로의 할아버지들)을 위한 것이라라.... 작년사진...

 

본땅굴의 너비와 깊이는 지금까지 본 땅굴중 가장 좁고 낮았다. 그래서 아마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야 하는 듯.. .작년사진...

 

이 개가 이 땅굴을 발견하는데 큰 이바지를 하였단다...  무슨 공을 세웠는지 궁금한 사람은 직접 방문하길. ㅋㅋㅋ 작년사진

 

을지전망대로 올라가면서 본 해안면 일대... 일명 '펀치볼'이라고 부른다... 펀치볼은 영어로 화채그릇을 뜻하는데 육이오때 참전한 미군이 해안면 일대를 보고 화채그릇같이 생겼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란다... 또한 해안면은 뱀이 많았는데 돼지를 키웠더니 뱀이 없어졌다고 해서 돼지 '해'자와 안전할 '안'자를 붙였단다.... 작년사진

 

을지전망대에서 본 북녘땅....  저 가운데 계곡의 어느 지점에 실제로 폭포가 하나 있는데 이름이 '선녀폭포'이다... 전망대에서 설명을 하는 장교의 말에 의하면 북쪽 여군들이 여름날 목욕을 하면서, 아니면 비키니를 입고 혈기왕성한 남쪽군인들을 유혹하던 곳이란다... 믿거나 말거나?.... 정말이든 아니면 지어낸 이야기이든 어쨌든 체제와 이념의 차이로 인해서 얼토당토한 왜곡된 이야기가 판치는 이런 대치의 현장에서.... 그래도 재미있게 애교로 봐줄만한 이야기라 가슴 한켠이 따뜻하다... 언제간 여름에 한번 찾아와봐야겠다... ㅋㅋ 작년사진.

 

날이 좋은 날이면 저 멀리 금강산이 보인다고 한다. 이 사진은 작년사진이고 아뿔싸... 올해에도 역시 금강산은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