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가주망/문학

봉급생활자 - 이현승

빛의 염탐꾼 2014. 7. 11. 16:51

봉급생활자

- 이현승

 

 우리는 나가고 싶다고 느끼면서

 갇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면서 더 간절해진다.

 간절해서 우리는 졸피뎀과 소주를 섞고


 절박한 삶은 늘 각성과 졸음이 동시에 육박해온다.

 우리가 떠나지 않는 이유는 여기가 이미 바깥이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린 삶이 바로 망명상태이다.

 얼음으로 된 공기를 숨 쉬는 것 같다.

 

 폐소공포증과 광장공포증은 반대가 아니며

 명백한 사실 앞에서 우리는 되묻는 습관이 있다.

 그것이 바로 다음 절차이기 때문이다.

 저것은 구름이고 물방울들의 스크럼이고 눈물들의 결합의지이며

 피와 오줌이 정수된 형태이며 망명의 은유이다.


 그러므로 왜 언제나 질문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가?

 어제 꿈에 당신은 죽어 있었어요.

 나는 당신이 살아 있는 시점에서 정확하게 그것을 보았어요.

 지금 당신은 죽어 있지만요.


 구름의 그림자가 도시를 뒤덮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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