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 오랜만에 만난 얼레지....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
4월 30일 ..... 북한 함경남도 백운산에 있다는 만장폭포, 1990년대 북한관련사진집에서 본 듯도 하여 오늘 찾아보니(검색창에 산이름 열 몇개를 넣어보고서야 겨우 찾아냄 ㅎ) 얼굴을 비쳐주네.
높이가 45미터라는데 북한 강원도 천내군에 있는 금세기에 들어와서 발견되었다는 높이 75미터의 울림폭포 만큼이나 수량이 풍부하네. 폭포 좋아하는 내가 직접 보면 눈이 휘둥그래질 수도 있겠다.
5월 1일 ...... 광품리에 못자리 도와주러 갔다가 몇십년만에 광품폭포에 가까이 가보다. 자연폭포는 아니고 일제강점기 때 수로를 만들면서 암벽을 절개하여 생긴 하천폭포..... 이 아랫마을은 사라호 태풍 때 큰 수해를 입어 대여섯 가구가 다른 곳(강원도 철원군 마산리 민통선 이북지역 등으로)으로 이주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5월 4일 ..... 마당 한켠에 작은 화단을 만들었는데 야생화를 위주로 작은 화단을 꾸미려는 나와 고추와 가지를 심으려 하는 어머니와의 갈등, 굳이 분석해 보자면 세대차이로 인한 생존투쟁차이가 일으키는(생존투쟁과 생활투쟁간의 전쟁)이 갈등이 그 어떤 이념투쟁이나 종교투쟁보다 첨예한 전선을 야기한다. 어제 친구에게 남아도는 고추모종을 몇백포기 얻었는데 그걸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는데서도 몇차례 옥신각신.....
일단 화단에서의 전선은 해방이후 한반도의 삼팔선처럼 적당히 이분하여 타협했는데 비무장지대를 설치할 틈도 없었으니 손바닥만한 저 땅에 휴전선같은 철조망을 쳐야 하나? 아서라 말어라..... 한반도도 평화정국으로 가면 기존의 철조망도 무용지물이 될 터이니..... ㅎㅎ
5월 6일 ..... 텃밭영토쟁탈전쟁 종전선언 하고 비도 오고 부모주간을 맞이하여 형제들도 오고 해서 손칼국수를 민다.
5월 9일
오월
아카시아 이팝 때죽 찔레 산딸 이차돈의 피를 뿌렸나 꽃들은 하나같이 희기만 해서 오월은 날마다 말 못할 슬픔을 안고 떠난 자의 기일 같고 할머니 초상날 초등학생 눈매 위로 아른거리는 모시적삼과 삼베 빛으로 세상의 모든 상복과 소복 빛으로 무명천이 드리워진 할머니 빈소 위로 삼시세끼 차려지던 고봉쌀밥으로 꽃은 피어나는데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 내 몸 가득 활짝 흰 꽃을 피우고 싶다
5월 11일 ..... 백암산 흰바위에서
5월 26일 ..... 철쭉이 지고 산은 온통 초록융단을 깔았네. 백암산 정상 비탈에서 이십세기초쯤 북한산에서 채집되어 미국으로 건너가 개량되어 미스김라일락,이란 이름으로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는 수수꽃다리 몇 그루가 자생하고 있네.
5월 29일 ...... 일일 울진 여행가이드 수행중. 불영사 불영계곡
5월 30일 ..... 영해오일장 후포 구주령 신선계곡.....
6월 11일 ..... 북미정상회담 성공기원을 위한 백암산 혼등
제발제발 내일 회담이 한반도평화에 대한 가시거리를 무한대로 늘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소나무가 있는 풍경은 가시거리가 짧아도 멋있긴 하네. ㅎ
6월 22일 ...... 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 아? 아?
서울에서 지인이 (다시) 찾아와서 삼척 장호항과 울진 북면에서 놀다. 성게 한마리 잡아서 기분이 하늘을 날 듯
6월 26일
건장마
온다던 것들은 영원히 오지 않거나 와도 오는 시늉만 하고 다시 떠나는 경우가 않았다
사랑하는 연인을 두고 강제로 맞선자리에 끌려가는 여인의 발자국처럼 죽기보다 싫어 마지못해 내리는 오늘의 빗방울로 보아하니 올해도 울진은 자주 그랫듯이 건장마가 이어 질까나?
사진설명:지난 사월 텃밭영토전쟁 이후 두달이 지난 화단텃밭의 모습. 고귀하다던 모든 이념도 가치도 실용성과 경제논리에 백기를 들어야 하나? 내가 심은 야생화들은 온 데 간 데 없고 고추 가지 토마토들이 자리를 다 차지해버렸네. 그 와중에 가까스로 도라지 한송이가 꽃을 피웠네.
6월 26일 ...... 유명 정치인도 아니고 손학규도 아닌 대구 친구 한 놈이 토굴생활을 해 보겠다고 대구에서 경상북도 울진군 온정면까지 토굴헌팅을 왔다. 폐사지인 백암사지 제1토(땅)굴을 둘러보고 신선계곡 제2토(땅)굴을 둘러보고 내친김에 신선계곡 하트소 아래에서 알탕 한 판 하고 신선들의 술, 동동주를 한 잔 한다.... 내일 새벽 백암산 주등산로에 있는 제3토(땅)굴을 보기 위해 일찍 잠 들어야지? 참 좋다....
6월 27일 ...... 오전에 온정1리에 있는 제3토굴(선녀탕겸용)을 탐방하고 점심 먹고 평해 나가서 토굴체험참가자 한 명 더 모집하여 토굴생활주식 장만을 위해 월송정 바닷가에서 미역을 채취하다.
6월 28일 ..... 토굴헌팅에 싫증이 나서 후포해변스카이워크(두번째 방문인데 강풍으로 폐쇄, 두번 방문에 두번 모두 폐쇄니 여긴 나랑 궁합이 영 아닌 듯), 영덕군 지품면에 있는 지인의 지인 복숭아농장을 거쳐 옥계계곡을 향해 달렸더니 끝내 계곡은 나타나지 않고 한 고개 넘어 또 넘어, 그러기를 몇 번 야생동물보호구역,이라는 푯말이 선명한 구비를 지나 의도하지 않게 주산지에 닳았네. 300년이나 물 속에 잠겨 있었다는 왕버들을 잠시 쳐다보고 터벅터벅 걸어 나와 주왕산을 먼 발치로 스쳐지나 청송, 진보, 입암, 영양, 일월, 수비, 구주령을 넘어 나의 안식처인 집 옥상에서 300년이나 물 속에 발을 뻗고 있는 주산지의 왕버들과 좌우를 바라보는 눈이 없어 오직 앞만 바라보고 있는 자폐성 가득한 이 땅의 야생물을 생각하며 삽겹살에 소주 한 잔을 마신다.
성기호군 수고했다. 너도 나도 어쩌면 물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산지의 왕버들과 주왕산 고개의 이름 모를 야생동물을 닮았는지도 모른다.
6월 30일 ..... 지금은 추억을 곱씹으며 잠시 아련해 지는 시절인가?
有朋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自遠方來하여 不亦樂乎 아니고요 술병이 자주 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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