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이 나라의 국민성은 무엇이든 극단적으로
밀고 가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그 성향이
대다수 국민들의 심지가 곧아서 그런 것인지
급한 성격의 냄비근성에서 온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국민들의 언어습관 또한 그 성격을 닮아서
이 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언어를
심지어라고 부르는데
가령
자신과 한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보면
천사나 동지라 칭하고 그렇지 않는 경우
서슴없이 악마나 적이라고 부른다
물론 그 사이에 위치하는 수많은
인격체가 존재하지만 이 나라 국민들
절대다수가 사용하는 언어의 범주 내에서
그들은 자주 실종되거나 종종 두문불출 상태다
정치적 성향 또한 국민성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극과 극에서 늘 각을
세워 핏대를 올리기 일쑤인데
이 나라의 광장과 거리를 지나다보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가두방송을
하는 부대와 오래된 군가풍의 행진곡을 부르며
그 뒤를 쫓는 또 다른 부대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낮의 가두시위로도
모라자
甚至於
페이스북에서 밤마다 좋아와 화나요가 만나
전초전적 성향의 댓글공작을 벌이는데
서로가 서로를 향해 늘 쌍심지를 켜지만
최고예요와 슬퍼요만이 평가항목으로 존재하는
이 나라의 언어분류식으로 구분해 보자면
천사와 악마도 동지도 적도
직업군의 또 다른 편 가르기와 하등
다를 바 없어서 어느 해인가 일부
몰지각한 세력들이 심하다 못하여
나중에는 촛불의 심지를
돋우고 장장 백일동안
겨울잠을 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