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유효기간에 대하여

빛의 염탐꾼 2008. 8. 24. 04:09

유효기간에 대하여

 

 


그때
우리의 사랑에도
방부제를 넣었던가
유효기간 찍힌 채
보기 좋게 앉아 있는 저 빵처럼
시간을 끌기 위해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

그렇게 쓰레기통으로 처박힐 수밖에 없는
반품할 수밖에 없었던

불순한 첨가물 없이
싱싱한 그대로
시퍼런 그대로
서서히 시들어 가는
삶이였으면 아니, 자연 그대로
살아남는
순수한 사랑을 할 수만 있다면

오래 묵어 구수한 토종 된장이나
매운 고추장, 독한 술처럼

 

이 시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05년 1월호에 발표되었는데

시를 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생태,환경적인 해석으로 읽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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