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호프집에서

빛의 염탐꾼 2008. 8. 24. 05:47

2000년 4월 17일, 고향의 구석진 골목길 치킨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면서 쓴 시... 수필같은, 20대에 꼭 만들어야 할 100가지 풍경(?), 뭐 이런 제목의 베스트셀러가 있으면 한 꼭지 차지할 법한 소재를 다룬, 촌철살인의 냉소적이고도 풍자적인 시를 원했던 시절... 그러나 그 근처에도 못가보고.... 밍숭맹숭한 나를 닮은 듯한 시 ....그땐 무슨 아픔이 있었던가? 지금도 그러한 풍경은 변함이 없건만...... 

 

 

 호프집에서

  

 

가슴의 상처까지도 따서 채워라

 

채워도 채워도 속이 보이지 않는

거품같은 삶

기쁨도 슬픔도 희망도 절망도

오래된 사랑의 기억으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삶이 고단한 것은

얼마만큼 채워야 할지 언제나

헷갈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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