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후포에서

빛의 염탐꾼 2008. 8. 24. 15:08

후포에서

 

 

 

지난 사랑의 노래에 취해

늘어지게 한 잠 잘 잤다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내일 모래면 추석

오일장이 서려는지 창 밖이 시끄럽다

새 노래를 따라 부르기엔

내 목은 잠겨 있고

낡은 발걸음은 비에 젖어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멀리

물 위를 나는 갈매기의 날개짓이 아슬한데

묻지 마라, 삶은 언제나 대목이다

 

빗속을 뚫고

과일전이며 어물전이며

목을 돋구고 있다

 

2001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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