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가장 심한 황사가 왔어요.
어느해인가 아마 2000년인가 봅니다. 황해를 넘어 황사가 심하게
불어오고 국회의원 선거가 있던 그해 봄(아마 4월쯤이던가)에 쓴 시.....
최악의 가뭄이다 구제역이다..... 세부현실들이 올해와 좀 다르지만, 아니지요. 한치 앞을 누가 알리오. 어쨌든 요즘과 상황이 비슷한듯 하여 다시 한번 써봤습니다.
황사
백내장이 온 삼촌은 자주 선거에 대해 물었다
세상이 온통 누렇구나 내 눈에 누가 흙을 뿌렸어 눈병을
조심해요 전염성이 강력하거든요 봄이다 사막위로 봄이 왔
다 핏대를 세우며 날아다니는 모래같은 공약, 초록의 새순
위로 뿌연 먼지가 내려앉네요 정말 앞이 안 보이세요 속 보
이는 짓 그만 하시고 본 모습을 보이세요 최악의 봄가뭄이
래요 뜬금없는 구제역과 손을 댈 수 없는 산불이 일어요 보
세요 엉큼한 세상도 가끔씩 속을 보이잖아요
속병이 도진다고요 모른 척 하세요 남은 넋을 빼버리고
차라리 잠복하세요 이재민들의 눈물위로 뿌려지는 석회가루
처럼, 황사는 점점 심해만가요 앞을 볼 수 없다니 다행이군
요 인심은 원래 눈 뜬 장님이잖아요 유세장을 기웃거리다
돌아온 제 눈에도 백태가 가득 끼었어요 돌팔이 유랑극단의
만병통치약을 들이키고 그대로 잠에 빠져야 해요
그런 표현을 뭐라고 하죠?
몇 고비는 성취한 경지라할까?
내공이 들어나는 좋은 시입니다.
'황사'라는 소재, 참 좋네요
시에서 내비친 '선거'라는 두 번째 소재,
좀 맘에 걸립니다.
제 생각으론, 보편성을 좀 높여보면 어떨까?,
아님 다른 소재를 가져다 놓으면 어떨까?
혼자 운산해봅니다.
가령
시 앞글에 쓴 '화려한 이미지와 달콤한 언어의 중독'이나 쥬바쿠(마술)에 상응하는 소재로 바꾸어보았습니다.
하하, 이런 운산은 저의 생각이고
황사 부는 날
좋은 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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