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를 차다
몽금포는 어디메고 장산곶은 또 어디메냐
삼베적삼 뒤집어 쓰고 바다에 뛰어들어
연꽃으로 피어 났다는 어린 심청이
눈 먼 전설로 남아
항구에 닻을 내린 폐선으로 정박한 절해고도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금일도 상봉에 님 만나 보겠네
저 푸른 인당수 너머가 황해도 장산곶이라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 인신제물로도
그 무슨 수를 써도 건널 수 없는 곳이라서
두무진이 사곶해안이 콩돌해변이 아무리 좋은들 무엇하나
인천으로 가는 배는 풍랑으로 끝내 들어오지 않고
앳띤 초병들과 화려한 옷차림의 유산객들이
노인돌봄이처럼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백령도에서 일박 이일
발이 묶이고
에헤요 에헤요 에헤요
날개를 접은 늙은 갈매기 되어
맹목의 효녀도 충신도 열사도
끊고 달아나지 못하는
지독한 욕구불만의 세월
사자바위 너머 태평한 세월을 뒹굴거리는
한 마리 점박이 물범의 눈동자로
건널 수 없는 바다만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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