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길게/자작시

오르다

빛의 염탐꾼 2019. 3. 10. 17:28

오르다

    


 

조금씩

기온이 오르고

자주 산을 오르자고

누군가가 제안했어요


그것도 잠시

신년 해돋이 다짐처럼

작심삼일 흐지부지


학년이 오르고

성적이 오르고

주가가 오르고

이자율이 오르고

오른다는 건

고로쇠수액과 같아서

길고 긴 백년대계


하룻밤 벼락치기로

이루어지는게 아니잖아요


물가도

집값도

혈압도

당수치도

간수치도

자꾸만 오르는

봄날


계단만 보면 덜썩 주저앉는

노모


남다른

작품성과

운동능력과

연기력으로


이 산 저 산

나무들

숨차게

물이 오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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