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을 팔다
공병값이
이십원에서 백원으로 오르는
세월만큼이나
나는 점점 비어져갔다
이년전에 죽은
내 친구는
빈 소주병에 대고
불꽃이다 바람이다 아우성이라고
소리-주사-를 질렀-부렸-지만
그건
명백히
이십세기 아니 십구세기적
시대착오였다
그녀는
어디쯤에서
불꽃이 되었는지
바람이 되었는지
도대체가 알 수 없는 아우성으로
떠돌고 있는지
아무 대답도 없고
내 후배는 자주
소주를 한박스나 사와서
나에게 취직과 돈벌이를 은근히
강요하지만
이십오도의 불꽃을 넘어
십육도의 소리소문을 넘어
나는
공병
빈병
그저 그런 맹물로
휘청거리고 싶을 뿐
어쩌면 몸무게로 말하자면
내가 제일 무거운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