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예년과 달리 꽃들이 한꺼번에 피어나고 있는 듯합니다. 겨울은 물론이고 3월 들어서도 계속되는 추위로 인해 서울의 개화시기가 일주일 정도 늦어지고 그나마 틈을 두고 피어나던 봄꽃들이 정말이지 틈을 주지도 않고 앞다투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어느 집 화분에서 찍은 남쪽에서는 2월이면 피어나는 동백꽃을 필두로
동백
3월초, 산에서 제일먼저 생강나무(강원도말로 동박이라고도 하며,꽃은 산수유와 비슷하게 생김)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평지에서는 이놈 산수유와 매화꽃이 핍니다. 그러보보니 3월 첫째주 지리산 자락으로 갔을때 이미 피어난 산수유와 매화꽃을 보았었지요. 그러고보니 올해는 정말이지 봄추위가 대단한가 봅니다. 한달이 훌쩍 지나서야 서울에서 이놈들을 보니 말입니다.
산수유
청매화도 마찬가지, 그나저나 오늘 아침 다시 꽃샘추위가 찾아오고 내일이면 100년만에 4월 중순기온으로는 기온이 제일 떨어진다고 하네요..... 서울의 아침기온이 1도. 산간지방엔 영하로 떨어진다고 하니 피어나던 이놈들이 다시 움츠려들지 모릅니다. 피어난 꽃잎도 아마 모진 바람에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청매화
홍매화를 비롯한 산수유와 개나리, 진달래는 워낙 개화가 빠른 놈이지만 올해는 많이 늦어졌습니다. 오늘에서야 만개한 모습을 봅니다.
홍매화
양재천가에 개나리가 만발했습니다. 이놈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늦가을이고 겨울에도 피는 놈들이지만 고놈들은 워낙 성미가 급한 놈들이고 일반적인 놈들은 다 이런 봄날에 피어나지요.
개나리
어느 집 담벼락에 소담하게 핀 진달래. 꽃잎을 따서 떡을 해먹던 전설같은 시절이 떠오르는 꽃입니다. 그래서 먹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참'자를 앞에 붙여 불렀지요. 먹지 못하는 철쭉에게 붙인 '개'자도 생각납니다.
진달래
어느집 담벼락을 수놓으며 활짝핀 살구꽃과 개나리, 벚꽃과 비슷하지만 눈송이만한 뭉치를 이루는 벚꽃보다는 좀 성기게 꽃망울을 달지요.
살구꽃과 개나리
벚꽃이 꽃의 밀도가 높기도 하지만 또한 벚꽃이 하얀색에 가까운 반면 살구꽃은 붉은색이 엷게 든 듯도 합니다. 하여간 살구꽃, 매화꽃, 벚꽃, 복숭아꽃, 배꽃, 자두꽃, 사과꽃 등은 해마다 보지만 구별이 잘 안됩니다. 특히 살구꽃과 복숭아꽃은 더 구별이 안됩니다. 아마 오늘 저의 설명이 틀릴수도 있습니다. 틀리면 즉시 고쳐주시기 바랍니다.
살구꽃
제가 사는 집에 핀 앵두나무꽃입니다. 제가 사는 고향집에도 아마 앵두나무에 꽃이 피어났을 겁니다.
앵두꽃
목련이 한창입니다. 아니, 이놈은 다른 놈들보다 성격이 급한가 봅니다. 제가 사는 과천에는 만개한 놈들이 반, 반쯤 핀 목련이 반입니다. 서울보다는 꽃들의 개화시기가 3일정도 늦다고 합니다. 하기야 산으로 둘러싸여 그런가 봅니다. 오늘 양재천에 나갔더니 꽃샘추위에 손이 시렸습니다.
목련화
목련의 꽃망울은 참 큽니다. 순백의 색깔과 함께 봄의 화려함을 대변하는 듯 합니다.
목련화
서울 여의도엔 예년에 비해 일주일 늦게 벚꽃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그러니 서울의 벚꽃놀이는 이번주가 절정인듯 합니다. 그나저나 이번 꽃샘바람을 동반한 추위에 그 꽃들이 무사할지 모르겠군요. 오늘같이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떨어지는 벚꽃이 눈발처럼 날릴지도 모릅니다. 벚꽃이란 놈은 워낙 바람에 약하고 개화시기가 짧은지라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군요.
만개한 벚꽃
사실 벚꽃을 찍었지만 이놈들은 일찍 피어난 놈들입니다. 서울대공원을 비롯한 과천의 수많은 벚꽃은 아직 꽃망울을 튀우지 않았습니다. 양재천으로 해서 서울대공원으로 돌아오는 오늘 꽃을 피운 벚꽃은 겨우 세그루를 보았습니다. 서울대공원은 아마 이번 주말이나 다음조초에 피어날 듯 합니다. 아마 오늘 본 세구루는 올벚나무가 아닐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니면 같은 종류라도 유난히 따뜻한 곳이거나 성격이 급한 놈일수도 있겠죠.
탐스런 벚꽃
이놈은 한창 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이놈 말고는 대부분 아직 꽃망울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쯤 핀 벚꽃
양재천의 민들레가 수줍게 피어 났습니다. 몇해전부터인지 민들게가 몸에 좋다는 소문이 나서인지 도시에서 민들레 보기가 점 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민들레
민들레 꽃처럼 살아야 한다. 내 가슴에 새긴 불타는 투혼..... 20대 때 불렀던 노래가 생각나고 민들레란 시를 썼던 후배도 생각납니다.
민들레
버들강아지가 한창입니다. 자꾸보니 정말 귀엽더군요. 이놈들이 쑥쑥 자라나고 퍼져야 제대로 된 하천이 만들어 진다는데 지금 한국에선 있던 이놈들마저 잘라내고 있는 어쩌구 저쩌구 살리기 사업들이 막무가내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그나마 조금 남아있는 양재천의 버드나무도 어떤 수난을 당할지 모릅니다.
버들강아지
이놈이 쇠뜨기란 놈이지요. 꽃비슷한 이놈이 사그라지면 측백나무 잎같은 잎들이 마구 올라온답니다. 그 기세가 정말로 대단하지요. 경상도 말(제 고향에서만 쓰는지 아니면 경상도의 다른 지방에서도 쓰는지는 모름)로 '쌔띠 빠지다'란 말이 있는데 그 뜻이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힘이 든다는 뜻이지요. 저희 어머님이 밭에서 잡초를 뽑아내면서 이놈 쇠뜨기를 만나면 그런 한탄을 한다고 합니다. 저희 어머님이 쇠뜨기에서 그 말이 유래되었다고 했는데 어원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공감가는 말이지요.
쇠뜨기
화살나무에 물이 올랐습니다. 아마 몇 일 후면 그 고운 자태를 뽐낼지도 모릅니다. 화살나무의 가지를 보면 이놈이 왜 화살나무란 이름이 붙었는지 단번에 감이 오겠지요.....그리고 이놈은 가을 단풍의 최고수랍니다. 붉나무, 단풍나무 등과 함께 발갛게 물드는 몇안되는 놈들 중의 하나입니다.
화살나무
양재천의 청둥오리 한쌍이 유유히 봄을 즐기고 있습니다. 좀 추운 꽃샘추위지만 이놈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우리 또한 그렇게 봄을 노래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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