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세한도-풍경의 발견

임진강을 따라 도라산역까지

빛의 염탐꾼 2010. 10. 10. 22:33

 자유로를 달린다. 북녘땅이 이토록 가까울 줄이야...

오두산통일전망대와 그너머 임진강, 임진강 바로 건너 북녘의 선전마을 들이 보인다.

 

임진강건너가 바로 북녘땅... 선전마을 뒤의 산들은 온통 민둥산이다. 

 

민둥산을 볼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좀 어쩔수 없는지? 같은 초록빛이지만 천양지차인 남북의 산만큼이나 남과 북의 거리는 자꾸만 멀어져 간다....

 

반구정으로 가는길... 이곳에서 부터는 임진강 건너도 남한 땅이다... 휴전선이 그어지기 전에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격전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황희정승유적지로 이름을 바꾼 반구정 앙지대... 복원된것이라 별 느낌은 없지만 임진강과 임진강 건너에 펼쳐지는 탁트인 풍경이 눈을 시원스럽게 한다.

 

앙지대에서 바라본 임진강과 들판.... 황희정승의 벗들이었던 그 많던 갈매기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반구정에서 바라본 앙지대와 임진강 

 

남북을 하나로 이어 이으며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의 물빛이 아름답다.

 

반구정 전경...

 

평화누리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임진각의 폐증기관차와 통일염원리본... 멀리 복원된 경의선 임진강철교가 보인다.

 

임진강철교를 바라보는 진지한 눈빛... 너희 세대들은 제발 이 지긋지긋한 분단의 사슬을 끊어버려야 하건만.... 희망의 나이는 얼마일까?

 

자유의 다리와 임진강철교.....경의선을 복원하면서 새로생긴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까지 하루 두번 열차가 달리고 있다고 한다..... 

 

자유의 다리에서 본 임진강철교...... 저 철로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면 장단, 봉동, 개성역으로 이어지고 평양과 신의주를 거쳐 만주벌판까지 달리던 시절이 있었다.

 

비무장지대안에 있는 지금은 사라진 장단역사에서 옮겨온 증기기관차... 장단군은 남북의 지도에서 그 이름이 사라지고 남북으로 찢기고 그나마 남아있던 남북에서도 인접군으로 편입되어... 갈가리 찢진 이땅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원래는 지금의 도라산근처에 군청소재지가 있었고 임진강의 수로로 인해 번창했던 곳이라는데.....지금은 파주시 장단면의 이름으로 희미하게 남아있지만. 그마저도 모두 비무장지대나 민통선 안에 있다.

 

민통선 안으로 들어간다...... 삼엄한 바리케이트가 편치 않는 장소임을 대변하고 있다.  

 

민통선 안에서 바라본 임진강.... 조국을 하나로 이어 이으며 끝없이 흘러가는 아픔의 강이자 희망의 강이다.

 

평양 개성이라는 이정표가 뚜렷하다.

 

민통선 안 군내면 출장소 옆에 있는 통일촌의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식당.... 발디딜틈 없는 꽉찬 인파로 인해 20여분을 기다려서야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토속적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파주시 군내출장소...

 

군내초등학교의 이승복 동상...

 

장단콩으로 유명한 통일촌 풍경

 

언제쯤 이런 문구를 부착하지 않고서도 이 곳을 방문할 수 있을까

 

도라산전망대에는 반수를 차지한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왜 이런 어정쩡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있을까?

 

남북분단의 선은 휴전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멀게는 우리 가슴 안에 농축되어 있는 불화의 선에서 부터 가까이는 민통선,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 등등이 그리고 이렇게 내 발 바로 아래 이렇게 사진촬영구역의 선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사진을 찍으려면 저 노란 선 바깥으로 물러서야 한단다... 만약 저 선 안에서 사진을 찍으면 감시하는 2-3명의 헌병에게 바로바로 삭제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한다.... 가시거리가 정말 좋다...이런 기회는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 개성공단은 물론이고 개성시내와 송악산 극락봉까지 확실하게 보인다...

정중앙이 개성공단... 그 뒤로 개성시가지... 오른쪽으로 송악산과 극락봉

 

두번 헌병에게 발각, 삭제하는 수모를 당하고 다시 시도......데려간 중학생 두 놈을 보디가드로 내 몸을 가리게 하고 급히 셔트를 눌렀다. 요즘 학생들 덩치가 좀 좋은가? ㅋㅋ 급하게 찍느라 왼쪽으로 치우쳤다... 바로앞에 높은 건물이 있는곳이 개성공단이고 그 뒤의 흰건물이 밀집된 곳이 개성시내다... 남북관계의 가시거리도 오늘만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분단의 선만큼이나 풍경을 갈라놓고 있는 선 선 선.... 

 

도라산전망대

 

제3땅굴로 들어가기 전에 시청각실에서 재미없는 통과의례를 하고

 

제3땅굴 앞의 외국인들, 외국인들의 단골 관광지 파주.... 한반도의 아픔이 외국인들의 눈요깃거리가 되고 있는 듯해 마음이 편치 않다.  

 

중국의 국경절 연휴를 맞이하여 어딜가나 중국인으로 붐빈다. 인민폐 4000원(우리돈 칠십만원)을 내고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여행을 왔다는 중국 호남성관광객, 여행경비에 포함되지 않은 이곳은 자비로 돈을 더 냈단다..

 

제3땅굴 안의 샘물. 

 

도라산역에 있는 경의선 철도연결 노선도, 임진강, 도라산, 판문, 손하역이 신설되고 기존에 있었던 장단역과 봉동역은 폐지되었다. 기존의 문산과 개성역은 그대로 이용할 계획인 듯하다. 

 

신설된 도라산역... 이 옆에 도라산 출입국사무소가 있다. 도라산전망대에서 보니 개성공단에서 나오는 많은 차들을 볼 수 있었다.

 

원대한 이 꿈은 도대체 언제 이루어질 것이가? 평양과 신의주를 거쳐 만주벌판으로 달리고 달려 다시 시베리아와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겠다는 ..... 그저 개꿈으로 끝나고 말 것인가?  이불에 오줌싸고 한바탕 울던 때처럼 그렇게 허무하게..... 

 

다시 철마는 달리고 싶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오만원, 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는 이 천지개벽의 시대에 평양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견고한 빗장이 걸려있고....

 

개찰구도 말이 없건만

 

이들은 알 것인가? 그날이 언제 올것인지?

 

그렇게 평양을 거쳐 신의주를 거쳐 만주벌판으로 시베리아로 달릴때까지 도라산역은 절대 종착역이 아니다.

 

그저 철마는 달리고 싶지만....

 

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돌아오는 길로 파주들판 너머 희미한 북녘의 산들이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