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시샘하다 - 신년운세 애정편 꽃샘추위가 몰려온 오늘 아침, 2004년경 이맘때 썼던 초고를 꺼내 이리저리 고쳐 봅니다. 초고가 궁금하면 여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꽃을 시샘하다 - 신년운세 애정편 연인에게서 쌩쌩 찬바람이 불어오고 애정전선에 이상이 생겼구먼 얼굴빛만 봐도 다 알지 볼은 차고 눈시울이 붉은 게 가.. 짧고 길게/자작시 2015.03.10
봄밤 - 강정 봄밤 -강정 눈 녹아 파래진 천체가 창가에 떴습니다 당신의 이마를 두드려 숨은 사랑을 꺼내듯 별들을 호출합니다 땅을 뚫고 나오는 뱀들의 머리에 불볕이 일어 오래 냉각된 몸 안의 물살들이 아지랑이로 날아오릅니다 내 몸이 만물 속으로 사라집니다 사라지며 비로소 그늘이 되고 바람.. 앙가주망/문학 2014.07.08
뒷목 뒷목 국을 끓일 때나 반찬 양념을 할 때마다 넣을까 말까 뿌리면 뿌릴수록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언제부턴가 고혈압 당뇨 온갖 성인병의 원흉이 된 소금, 요즘 들어 부쩍 뒷 목이 땡기고 소금양에 신경쓰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밍밍한 국물만 들이키고 있는 나는 땡기는 뒷 목.. 짧고 길게/자작시 2014.04.23
(현대시)브로콜리가 변론함 브로콜리가 변론함 이원 부끄러웠어요 자꾸만 부끄러웠어요 부끄러워요는 치욕스러워요와 같은 말. 그러니까 더 부끄러워 얼굴 안으로 얼굴을 집어넣었어요 몸 안으로 팔을 집어넣었어요 발을 무릎으로 밀어넣었어요 문둥이처럼 잘린 팔과 다리를 가졌구나 뭉툭한 곳을 툭툭 쳐댔어요 .. 앙가주망/문학 2012.06.11
(현대시) 간밤에 추하다는 말을 들었다 간밤에 추하다는 말을 들었다 - 허 연 - 배고픈 고양이 한 마리가 관절에 힘을 쓰며 정지동작으로 서 있었고 새벽 출근길 나는 속이 울렁거렸다. 고양이와 눈이 마주 쳤다. 전진 아니면 후퇴다. 지난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나와 종 일 굶었을 고양이는 쓰레기통 앞에서 한참 동안 서로의 눈을 바 라보.. 앙가주망/문학 2011.06.03
가을이라고 하자(민구) 미안의 제국(김승일)-현장비평가가 뽑은 2010 올해의 좋은시 멀리 떠 있는 뜬구름같은 현대시, 풍부한 상상력과 강한 자의식이 만들어내는 깊이가 놀라우면서도 낯설다.. 그 중 나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시들을 기록해둔다... 잊어버리기 전에..... 가을이라고 하자 / 민 구 그는 성벽을 뛰어넘어 공주의 복사꽃 치마를 벗긴 전공으로 계곡타임.. 앙가주망/문학 2011.05.12
겨울 가뭄 겨울 가뭄 1 건조주의보는 해제되지 않았다 눈 한번 내리지 않는 지독한 겨울, 돌격 앞으로, 모두 태워버려, 폭파시켜 버려, 내 가슴속에선 산불감시요원들의 순찰용 오토바이 소리와 119 싸이렌 소리가 자주 들렸다 화장실 변기통 쯤에선가 언제나 물새는 소리, 물 빠진 스펀지 같아요, 부.. 짧고 길게/자작시 200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