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튀어라 – 신년운세 재물편 남쪽으로 튀어라 – 신년운세 재물편 비둘기를 가리키며 염탐도령이 물었다 저것이 자네 눈엔 무엇으로 보이는가 새 아닙니까 새 자넨 그게 문제야 저건 평화야 평화 그럼 검은 비둘기는 흑색선전용인가요 올해 금전운을 봐달랬더니 왠 뜬금없는 비둘기타령입니까 걱정말게 자네 몸.. 짧고 길게/자작시 2015.03.17
빙폭에게 길을 묻다 - 신년운세 진로편 빙폭에게 길을 묻다 - 신년운세 진로편 관악산 육봉 아래 문원폭포에서 도를 닦는 전혀 용하지 않고 신조차도 내리길 거부한, 당연히 점괘가 하나도 안 들어맞는 염탐도령이 내 꿈에 나타나서 말했다 온 몸에 고드름을 매달고 있는 형국 천 길 낭떠러지에 거꾸로 매달려 세상을 맘껏 비웃.. 짧고 길게/자작시 2015.03.11
꽃을 시샘하다 - 신년운세 애정편 꽃샘추위가 몰려온 오늘 아침, 2004년경 이맘때 썼던 초고를 꺼내 이리저리 고쳐 봅니다. 초고가 궁금하면 여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꽃을 시샘하다 - 신년운세 애정편 연인에게서 쌩쌩 찬바람이 불어오고 애정전선에 이상이 생겼구먼 얼굴빛만 봐도 다 알지 볼은 차고 눈시울이 붉은 게 가.. 짧고 길게/자작시 2015.03.10
산발적인 빗방울은, 산발적인 빗방울은, 2015. 2. 14 뿌리지 않고 분명 이월인데 생강나무 꽃망울이 맺히고 추위를 타지 않는 몸마다 발령된 건조경보 나무들은 겨울잠을 푹 자기 때문에 꽃을 피운단다 조상들도 겨울잠을 잤단다 얘야 마른기침에 섞여 밤마다 들려오는 어머니의 혼잣말 우린 지방을 축적하는 .. 짧고 길게/자작시 2015.02.17
봄햇살 봄햇살 2015. 01. 05 그 모든건 풍문이였는지도 몰라 전쟁을 피해 굶주림을 피해 역병을 피해 정감록 비결서를 저마다 가슴에 품고 숨어 들었다는 양백지간의 십승지, 내 삶은 늘 억지춘양 같아서 한 발 늦게 도착한 춘양오일장은 파장도 한참 지나 겨울바람만 휑한데 피할 전쟁도 굶주림도 .. 짧고 길게/자작시 2015.01.12
큰 용늪, 작은 용늪 큰 용늪, 작은 용늪 2014. 9. 28 늪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양구군 동면에서 해안면으로 넘어가는 돌산령 중턱에서 45인승 전세버스는 끝내 퍼지고 일행들은 새끼에 꼬인 굴비처럼 줄줄이 버스에서 내렸다 용이 되어 승천하려면 늪에 빠져 몇백년을 견뎌야 한다는 전설을 믿고 싶은걸까 모두.. 짧고 길게/자작시 2014.10.07
테팔 인텐시움 3D 코팅 테팔 인테시움 3D 코팅 2014. 9. 26 이번엔 절대로 타지 않고 눌러붙지 않는 신종 프라이펜 셋트다 타고 눌러붙는건 바꿔야 한다나 뭐라나 하여간 불경기인지 갱년기인지 누님은 요즘들어 부쩍 물건을 자주 사들인다 오래되면 다 그런것 아니냐고 했더니 이번 것은 바닥이 특수코팅 처리된 .. 짧고 길게/자작시 2014.09.26
잔디 잔디 녹색이 외치는 건 더이상 평화도 생태도 아니다 날마다 늘어나는 거대한 녹색 그라운드 상암동 윌드컵 구장에서도 제주 컨트리 클럽에서도 윔블던의 코트에서도 아니 서울광장에서도 녹색의 화염은 타오른다 잔디는 오늘도 외친다 집! 단! ! 집단! ! ! 집단! ! ! ! 일렬횡대로 일렬종.. 짧고 길게/자작시 2014.06.17
메타세콰이어 키높이구두 메타세콰이어 키높이구두 2014. 5. 20 일곱난장이는 자신들의 발을 조금씩 잘라 잠든 공주를 위해 한 땀 한 땀 키높이 구두를 만들었다네 잠든 척 누워있는 공주가 가장 좋아하는 건 메타세콰이어 빛깔의 키높이 구두 굽이 하늘만큼 높고도 걸을 수 있는 구두라면 금상첨화라네 공주는 일곱.. 짧고 길게/자작시 2014.05.20
뒷목 뒷목 국을 끓일 때나 반찬 양념을 할 때마다 넣을까 말까 뿌리면 뿌릴수록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언제부턴가 고혈압 당뇨 온갖 성인병의 원흉이 된 소금, 요즘 들어 부쩍 뒷 목이 땡기고 소금양에 신경쓰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밍밍한 국물만 들이키고 있는 나는 땡기는 뒷 목.. 짧고 길게/자작시 201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