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추석부근 - 명절시 몇편 후포에서 지난 사랑의 노래에 취해 늘어지게 한 잠 잘 잤다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내일 모래면 추석 오일장이 서려는지 창 밖이 시끄럽다 새 노래를 따라 부르기엔 내 목은 잠겨 있고 낡은 발걸음은 비에 젖어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멀리 물 위를 나는 갈매기의 날개짓이 아슬한데 묻지 마라, 삶은 언.. 짧고 길게/자작시 2011.09.15
말복 그리고 처서 - 양재천 8.21 8월 21일 일요일.... 양재천에서 풀장을 만드는 아이들 양재천 산책로 위로 쏟아지는 폭포수는 지하철 4호선 과천역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 올핸 정말이지 여름이 오다가 샛길로 그냥 가 버렸습니다. 두달간 이어진 길고도 굵은 장마비로 인해 말입니다. 장마가 끝나자 마자 바로 가을입니다. 몇 일 햇.. 짧고 길게/자작시 2011.08.25
소가 된 게으름뱅이 관문체육공원에 나갔더니 새로이 우화 '소가 된 게으름뱅이' 이야기를 7개의 청동조형물로 만들어 놓았더군요... 원래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나오는 '여우고개'를 소재로 한 것이랍니다. '여우고개'는 과천시에 있는 남태령을 일컫는다는군요. 그래서 과천시에서는 [어우야담]]에 나오는 '여우고개' 이.. 짧고 길게/자작시 2011.07.20
미인선발대회 강원남부예선 열차를 타고 구비구비 터널을 뚫고 고개를 넘어 강원도 태백과 삼척, 동해로 갔습니다. 제목이 좀 선정적인가요.... 미에 대한 기준에 있어서는 자연과 인간이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듯..... 언제나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부인할 수 없기에 더 그러.. 짧고 길게/자작시 2011.06.09
황사 어느해인가 아마 2000년인가 봅니다. 황해를 넘어 황사가 심하게 불어오고 국회의원 선거가 있던 그해 봄에 쓴 시..... 요즘 상황과 비슷하여 한번 올려 봅니다 황사 백내장이 온 삼촌은 자주 선거에 대해 물었다 세상이 온통 누렇구나 내 눈에 누가 흙을 뿌렸어 눈병을 조심해요 전염성이 .. 짧고 길게/자작시 2011.05.03
지난 도시에 와서 4월 29일, 아이들 데리고 국회의사당을 방문 권력이라는 실체를 거부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역대 국회의장들을 설명하고 있는 여기는 헌정기념관이라는군요. 최고권력자를 흉내 내 보기도 하고 땅 땅 있는 힘껏 권력을 두들겨도 보고 국회에 대해 입에 발린 소리를 주저리주저리... 얘들이 무.. 짧고 길게/자작시 2011.05.02
봄을 시샘하는 시 2편 모든 것은 유행이 지나고나면 자신의 본모습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는 것일까. 거의 몇 년 만에 읽어본 시들 중에서 시의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완성도에 있어서 꽤 괜찮은 시들을 만난다. 하긴 현대시가 언제 유행을 탔던 적이 있었던가. 그러고보면 그 한때, 소수의 독자층 또한 아래시가 말하는 '허튼.. 짧고 길게/자작시 2011.03.10
봄을 부르는 글 2편 2월 임영조 온몸이 쑤신다 신열이 돌고 갈증이 나고 잔기침 터질듯 목이 가렵다 춥고 긴 엄동을 지나 햇빛 반가운 봄으로 가는 해빙의 관절마다 나른한 통증 그 지독한 몸살처럼 2월은 온다, 이제 무거운 내복은 벗어도 될까 곤한 잠을 노크하는 빗소리 창문을 열까말까 잠시 망설이는 사이에 2월은 왔.. 짧고 길게/자작시 2011.02.14
꽁 꽁 - 1월 30일 관악산 꽁 꽁 속을 감춘 괜히 돌맹이 힘껏 던져보는 살금살금 발 디뎌보는 냅다 강물 위를 걸을 수 있는 뒷짐지고 어슬렁거리다 주머니에 손 넣고 어슬렁거리다 뒤통수 꽈당 깨지는 아이들 입김 불어가며 좋아하는 어른들 가고싶어도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는 맹꽁이 겨울노래가 숨어있는 잠자는.. 짧고 길게/자작시 2011.01.31
관악산, 물이 들다 - 오래된 가을시 몇편 올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몇번의 태풍과 집중호우를 보내고서야 가을은 왔습니다. 2010년 10월 12일, 관악산 오름길에 소나무가 통째로 쓰러져 있습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은 참 무서운 것 같습니다(2010.10.12) 관악산이 드디어 물들어 갑니다. 케이블카능선이 어느새 색을 바꾸고 .. 짧고 길게/자작시 2010.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