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밭 찬가 - 신년운세 장수편 개똥밭 찬가 - 신년운세 장수편 고향집 뒤란 거름자리에 난 개똥참외가 꿈에 보여서 용하디 용한 관악산 문원폭포 염탐도령에게 해몽을 부탁했더니 나는 개똥밭 태생이라 평생 개똥밭을 구를 팔자라네 다행인 것은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하네 삼복의 어느 날 양재천 개똥수박 .. 짧고 길게/자작시 2017.08.24
우거지다 우거지다 숲이 산이 여름이 마음이 머리가 인간관계가 밤에서 새벽까지 술판과 주사가 NLPD와 SM이 AM과 PM이 FM100hz와 AM100hz가 정규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이 홈쇼핑과 이종격투기가 불교방송과 기독교방송이 신파와 엽기가 눈물과 콧물이 연기파와 육체파가 픽션과 논픽션이 쇼와 다큐멘터.. 짧고 길게/자작시 2017.06.27
카더라 카더라 동방의 해 뜨는 곳에 카더라제국이 있다 카더라 그 제국의 신민들은 머리를 하얗게 비우고 눈이 멀어지는 수술을 받았다 카더라 귀가 얇아지고 입이 가벼워지는 시술을 받았는데 덩달아 가슴마저 한없이 가벼워져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가랑잎처럼 굴러다닌다 카더라 손에는 전.. 짧고 길게/자작시 2017.05.23
봄 4 봄 4 꽃들이 피어나는 차례를 온전히 기억하는 그를 도대체 뭐라 불러줘야 하나 천재, 영웅, 신동, 개선장군, 자유의 여신상, 천치, 바보, 오타꾸, 히찌 꼬모리, 은둔형 외톨이, 새로 신내린 생태주의자, 황새를 쫒아가는 뱁새, 가랭이가 찢어진 눈 먼 염탐도령, 색채편집증, 빛의 광신도, 집.. 짧고 길게/자작시 2017.04.10
0°C 안팎 0°C 안팎 - 바람의 마을에 와서 2 - 내일 아침 0°C 안팎의 꽃샘추위가 다시 온다네요 어머니 요 며칠 웬일로 바람이 잦아드나 했더니 그럼 그렇지 십일월에서 삼월까지 어김없이 찾아오는 앞집 형수님의 계절성 우울증과 구순 숙모의 울화성 고함소리와 황혼이혼을 당한 뒷집 아저씨의 한.. 짧고 길게/자작시 2017.04.10
가늘고 긴 가늘고 긴 불안불안하다 위태위태하다 초조하다 조마조마하다 경박하다 천박하다 관대하다 헤프다 인색하다 박하다 우울하다 즐겁다 슬프다 외롭다 고독하다 우아하다 아슬아슬하다 도도하다 척하다 가련하다 잘록하다 모질다 음흉하다 감추다 숨기다 아름답다 무섭다 두렵다 어둡다 .. 짧고 길게/자작시 2016.12.29
삼한사온도 다 옛날 얘기 삼한사온도 다 옛날 얘기 - 신년운세 건강편 관악산 염탐도령 왈 기별 없이 왔다가 기별 없이 가버린 젊은 시절은 잊어버려 젊은 날의 아버지들을 봐 사나흘 집을 비웠다가 술에 취해 불쑥 나타나서는 군사부일체 가화만사성 옳은 말만 중언부언, 사나흘 잠에 빠져 있었지 어느 날 잠에서 .. 짧고 길게/자작시 2016.12.14
열한 시 방향으로 뻗은 구 미터 가량의 파란 점선 열한 시 방향으로 뻗은 구 미터 가량의 파란 점선* 2015. 12. 16 두타연** 가는 길에 나뭇꾼 하나 살았답니다. 병든 노모에 새끼들까지, 줄줄이비엔나로 딸려있어 통속과 신파라고 욕해도 어쩔 수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무를 해야만 했어요. 성실 근면 정직이라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 짧고 길게/자작시 2016.11.04
탑골공원에서 탑골공원에서 2016. 10. 28 왕조의 뜰 종묘 걷다가 탑골공원 허름한 식당에서 옆자리 노신사에게 은근슬쩍 시국에 대해 말을 거니 세상살이 아무 일 없으니 괜한 훈수 두지 말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 하라고 한다 그래, 장이야 포야 장군이요 멍군이요 훈수란 탑골공원과 종묘에만 있는 게 아.. 짧고 길게/자작시 2016.11.03
가을날 가을날 2016. 10. 21 갈대처럼 흔들리며 아무 일 없었다 대나무처럼 꼿꼿하게 아무 일 없었다 모나게 뾰족하게 아무 일 없었다 둥글게 둥글게 아무 일 없었다 사시사철 시퍼렇게 아무 일 없었다 단풍 들고 낙엽 지듯 아무 일 없었다 초록물결에도 만산홍엽에도 아무 일 없었다 꽃이 피고 새가.. 짧고 길게/자작시 2016.10.21